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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돌이 양심방 실적 '뚝'… 해석 분분

기사입력 2006.07.0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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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격히 줄어드는 신고 실적 놓고 의견 다양

     '경찰이 청렴해진 단적인 사례다'  '감사의 뜻인데 뒤탈만 없다면...'

     전남경찰청이 부패방지 차원에서 2000년 4월부터 시행 중인 '포돌이 양심방'의 운영 실적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포돌이 양심방은 경찰이 본연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금품 유혹을 받거나 부득이 금품을 받게 된 경우 청문감사관실에 자진 신고해 부조리를 막고, 금품수수에 따른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한 내부 정화장치다.

     올 들어 5월말 현재 접수 실적은 10건에 137만원. 지난해 같은 기간 20건에 비해 절반 수준, 연간 51건(642만원)의 20%를 밑돈다.

     지난 4월14일 광주 모 경찰서 지구대 소속 박모 경사가 중년의 한 여성이 '3년 전 폭력사건을 잘 처리해줘 고맙다'며 음료수 박스 속에 1만원권 50매가 든 봉투를 두고 간 것을 발견, 즉시 신고하는 등 올해 신고된 10건 중 습득물 처리가 2건, 금품 반환이 8건에 이른다.

     양심방을 찾는 사례 중 80∼90%는 교통, 음주단속, 형사사건과 관련된 것이며, 액수는 대개 현금 10만-20만원 수준. 3만원 이하 소액, 50만원 이상 다액도 일부 포함돼 있다.

     그러나 급격히 줄어드는 신고 실적을 놓고도 의견이 다양하다.

     시행 초기 매년 100건을 넘어서다 2002년 170건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 올해는 30건도 버거운 실정이다. 수년 내 연간 10건 미만도 가능해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찰이 그만큼 깨끗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며 "원칙에 입각한 업무 수행은 '이젠 금품을 제공해도 사건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구나'하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경찰의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없진 않다. "뒤탈만 없다면 10만∼20만원쯤은 괜찮지 않느냐"는 식의 무사안일한 인식이 아직도 일각에선 통용되고 있다.

     일선서 한 경찰관은 "사건 종료 후뿐 아니라 처리 과정에서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경우도 적잖다"며 "금품을 받은 후 사건 처리가 잘못될 경우 서랍 깊숙한 곳에서, 차안에서 뒤늦게 돈뭉치를 발견했다고 신고하면 누가 비양심으로 보겠냐"고 반문했다.

     또 금품을 습득물 처리할 경우 1년 이내에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습득자가 소유권을 취득하게 돼 있는 점도 악용의 소지가 있는 만큼 금품 제공자가 신분을 밝혔는지 여부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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