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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표단, 광주 5.18묘지 첫 참배

기사입력 2006.06.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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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4시부터 '우중 참배'… 5월 민주 영령들에게 헌화ㆍ분향

     6.15 민족통일 대축전에 참가한 북한 대표단이 14일 국립 5.18묘지를 공식 참배했다.

     북측 인사들의 5.18참배는 광주민중항쟁 26년만에 단체든, 개인이든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 당국 대표단장인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과 민간 대표단장인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등 60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뤄진 이날 참배는 시간당 5∼10㎜의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후 4시부터 '우중 참배' 형식으로 이뤄졌다.

     남측에서의 첫 공식 행사로 5.18 묘지를 찾은 북측 대표단은 숙소인 무등파크호텔에서 버스편으로 5.18 묘지를 방문, 민주의 문∼민주광장∼추념문∼참배광장을 차례로 지나 5.18 민중항쟁추모탑으로 이동한 뒤 5월 민주 영령들에게 헌화.분향했다.

     참배단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은 쓰고 있던 우산을 모두 접고 20여초간 묵념한 뒤 남측에서 사용하는 흰국화가 아닌 사회주의국가 관례에 따라 붉은색 카네이션 100여송이를 바쳤다. 추모 음악을 틀지도, 마이크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곧바로 묘역으로 이동한 대표단은 80년 5.18 당시 임신한 상태로 교사인 남편의 귀가를 마중 나갔다가 계엄군의 총에 희생당한 최미애 주부와 자전거를 몰다 죽어간 중학생 박기현군의 묘지 등을 차례로 둘러보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영대 단장은 "갑오농민운동과 광주학생독립운동 등으로 북에서도 광주는 의향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며 "5.18은 자주와 민주, 평화통일을 상징하고, 6.15 공동선언은 이런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장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짧막하게 참배소감을 밝혔다.

     당초 1시간으로 계획됐던 이날 참배는 기념식수와 유안봉안소 방문 등의 일정이 취소되면서 3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참배를 마친 김 단장은 민주의 문에 비치된 방명록에 '5.18 용사들의 정신은 6.15 시대와 더불어 길이 전해질 것이다'는 글귀를 남겼고, 민간 대표인 안 단장은 '5월 열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밝혔다.

     한편 북측은 앞서 지난해 8월14일 8.15민족대축전 참가차 서울을 방문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32명이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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