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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경찰청 인사비리 '후폭풍'

기사입력 2006.04.1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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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3년새 말로만 떠돌던 전남경찰청 '인사비리 뇌관' 터질 수도

     검찰이 '거물 브로커' 윤상림씨 로비 의혹과 최광식 전 경찰청 차장의 인사비리 의혹과 관련해 현직 경찰 간부들을 줄소환한 데 이어 광주지역 유명 축산업체를 전격 압수수색해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최 전 차장의 차명계좌 추적과정에서 자금출처로 떠오른 축산업체의 경우 전.현직 경찰 간부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수사 배경과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檢, S축산 압수수색...업체 대표 임의동행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김경수)는 12일 최광식 전 차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밝히기 위해 광주 북구 양산동 S축산에 수사관 4명을 파견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최 전 차장이 제 3자를 통해 개설한 차명계좌에 S축산으로부터 일부 수표가 입금된 사실을 근거로 압수수색이 들어가 회계장부 10여권과 통장 등을 확보, 돈거래 배경을 집중 조사중이다.

     검찰은 또 같은 날 업체 대표 L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소환해 이틀째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1975년에 설립된 S축산은 축산물 도매시장과 도축장, 식육포장 처리업 등을 하고 있고, 유통업소도 다수 운영하고 있는 육가공 전문업체다. 직원 80여명이 하루 소 150두, 돼지 1500두를 도축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은 50억원에 이른다.

     ▲S축산 압수수색 배경 관심

     검찰은 S축산 대표가 경찰 고위간부 A씨와 오랜기간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고, A씨가 '윤상림 게이트'에 연루된 최 전 차장과도 긴밀한 관계인 점에 1차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또 최 전 차장 재임 시절 인사청탁에 연루된 걸로 지목돼 검찰조사를 받은 일부 경찰 간부들이 최 전 차장은 물론, A씨와도 수년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최 전 차장-S축산-A씨'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2차 물음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검.경 일각에서는 "최 전 차장과 S축산간 돈 거래 물증 확보 이외에 A씨를 비롯해 다른 경찰 고위 간부의 인사비리 의혹을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향후 수사방향 어떻게?

     S축산은 검찰이 지난해 A씨의 인사청탁 비리를 내사하는 과정에서 지역 내 중견 건설업체와 함께 주요 자금출처 2-3곳 중 하나로 지목한 곳이어서 향후 수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행상황에 따라서는 제2, 제3의 압수수색과 함께 전남경찰청 출신 일부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검찰의 추가 수사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최 연결고리'를 찾는 데 애를 먹은 검찰이 계좌추적 과정에서 우연찮게(?) 인사청탁 비리 단서를 포착해 수사는 '윤상림 게이트'에서 '경찰 인사비리'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S축산 대표가 A씨와의 남다른 친분과 달리 최 전 차장과는 통상적 알음수준이었다"는 주장과 검찰이 압수한 장부 대부분이 최 전 차장 임기후인 지난해 하반기 서류인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검.경 주변에서는 검찰이 경찰 간부들과 친분를 유지해온 일부 지역 중견업체에 '수사의 칼날'을 겨누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어 파문 확산이 예상된다.

     ▲"표적 수사" "비리 척결" 엇갈린 반응

     경찰의 한 관계자는 "윤상림 사건과 결부지어 전남경찰을 상대로 '먼지털기식 수사'를 벌이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며 "증거보다 정황과 심증에 무게를 두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고질적인 인사비리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능력보다 줄대기나 돈이 중시되는 관행은 이제 사라져야 할 때"라는 의견이다.

     한 비간부 경찰관은 "맹장수술을 위해 개복수술을 하다 위암 말기를 발견한 것 아니겠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당초 '순번식 수사'가 예상됐던 검찰의 대(對) 경찰 수사가 관련자 기소에 이어 전격 압수수색으로 이어지면서 최악의 경우 최근 2-3년새 말로만 떠돌던 전남경찰청의 '인사비리 뇌관'이 터질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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