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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토지’ 음악극 9년만에 다시 올린다

기사입력 2004.11.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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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대하소설 〈토지〉가 음악극으로 꾸며져 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1995년 9월 광복 50돌 기념으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연주로 공연되었던 음악극 〈토지〉가 작곡가 김영동의 연출·지휘와 경기도립국악단의 연주로 새롭게 탄생해 오는 30일 저녁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된다. 김영동씨는 15일 연 기자회견에서 “국적불명의 공연물이 난무하고 있는 이때 ‘전쟁을 선포하는 심정’으로 〈토지〉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며 “광복 60주년을 앞두고 우리 음악의 생명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토지〉는 우리 역사를 배경으로 우리 고유의 사상과 정서를 우리 소리에 담아낸 작품”이라고 설명하면서 “음악극 〈토지〉는 우리에게 정신적 중심 가치를 찾아주는 현대적인 광복이라는 의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1995년 첫 공연에서 지적되었던 평면적인 공연에서 벗어나 서희와 길상, 월선과 용이를 두 축으로 극을 이끌어가되 다양한 영상처리와 음악적인 기법을 곁들여 드라마틱한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토지〉 공연에는 지난 첫 공연에서 서희와 길상 역을 맡았던 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 이수자 강권순과 박성찬 전주대 영상예술학부 교수가 다시 출연해 9년간 별러왔던 의욕을 무대에 쏟아낸다.

    강권순씨는 “지난 9년은 강산이 바뀔 만한 시기였다. 9년 전 공연에서 정가를 하는 국악인으로서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했던 것은 매우 파격적인 경험이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우리 음악에도 이런 것이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박성찬씨도 “〈토지〉 출연 이후 비로소 창작 국악 뮤지컬에 눈을 뜨게 됐고, 그동안 많은 작품을 제작하고 출연했지만 10년이 지나도 그만큼 신선한 작품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영동씨는 “〈토지〉에서 정가와 메나리, 시나위 등 우리 국악의 깊은 맛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관객들이 서양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보면서 느꼈을 법한 공허함을 진한 감동으로 메워보겠다”고 다짐했다.

    토지에는 서희 역의 강권순과 길상 역의 박성찬 외에 월선 역의 박성희(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부수석), 용이와 최치수 역의 박승희(국립국악원 창작악단 피리 수석), 김개주와 김평산 역의 조규성, 강청댁과 윤씨 부인 역의 김명희, 봉순 역의 최근순(경기도립국악단 민요수석) 등 국악계의 실력자들이 출연하고 서희 아역에 강유선, 봉순 아역에 서동연 등 아역 스타들이 나온다. (031)289-6422~7.

    정상영 기자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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