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성희롱 논란’ 부장판사 사직

기사입력 2005.04.28 13:44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만취 상태서 옆에 앉은 여성 예비판사 어깨에 손 얹는 등 물의

    현직 부장판사가 술자리에서 여성 법관을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자 옷을 벗었다.

    대법원은 27일 술 자리에서 옆에 앉은 여성 배석판사에게 원치않는 신체접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A부장판사가 지난 16일 사표를 제출해 공식 수리됐다고 밝혔다.

    모 지방법원에 재직 중인 A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여성 판사 2명을 포함해 동료 법관 등 7명과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만취해 옆자리에 있던 여성 예비판사 B의 어깨에 손을 얹고 껴안으려 하는 등의 행동을 취했다.

    이같은 주장은 B판사에 의해 제기됐으며 사실 관계를 두고 논란이 일자 사의를 표명했다.

    사건은 부장판사가 일식집에서 마련한 회식 자리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부장판사와 다른 판사 6명, 외부 인사 1명 등 8명이 참석한 모임이었다. 일행은 양주 2병과 맥주를 시켜 폭탄주를 만들어 A부장판사는 8잔 정도 마셨고, 배석판사는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배석판사는 술에 취한 부장판사가 허벅지에 손을 얹기에 ‘싫다’는 의사 표시를 분명히 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부장판사는 ‘단순한 친근감의 표현인데 어떠냐’는 식으로 말하며 배석판사의 어깨를 손으로 감싸안는 등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해당 법원장은 사건을 보고받은 며칠 뒤 부장판사를 불렀다. 부장판사는 그러나 기자에게 “법원장이 경위를 물었으나 회식 당시 술에 취했었기 때문에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며 “그렇지만 공개된 장소에서 다른 판사들도 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성희롱이 될 만한 행동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부장판사는 이후 배석판사와 그 남편에게 사과를 하고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다.

    앞서 검찰도 ‘성희롱 홍역’을 치렀다. 작년 10월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여직원에게 야한 농담을 반복하고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감찰 조사를 받은 뒤 사직했다. 또 지방검찰청의 사무국장이 회식 후 노래방에서 여직원에게 춤을 함께 추자고 강요했다가 징계를 받은 적도 있다.

    한편 대법원은 법원행정처를 통해 전국 법원장들에게 남자 법관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관련해 주의를 환기시킬 것을 당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은 “직원들에게는 정기적으로 성희롱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법관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면제하고 있다. 최근 모 검사장 등 검찰 간부가 성희롱문제로 곤욕을 치렀고 법원에서도 문제가 될 만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 일이 밖으로라도 알려지면 그야말로 망신스러운 일”이라며 “음주 상태에서 정감의 표시로 한 일이라 하더라도 젊은 여자 법관의 정서상으로는 너그러이 이해되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판사 간 성희롱 방지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여성 판사가 급증하는 새로운 근무 환경 속에서 ‘판사 간 성희롱’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성희롱 방지교육 등 각종 대책을 다각도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