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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눌한 장관' 예산확보 빨간불

기사입력 2005.04.2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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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말 장관들 재원 배분순위 합숙토론… "실세만 유리" 비판도

    앞으로 토론을 제대로 못하는 장관은 예산을 따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예산 편성부터 각 부처 장관들이 배석자 없이 열리는 '국무위원 재원배분회의'에서 자유토론을 통해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관들이 실무진 도움 없이 토론을 하다보면 실력보다 언변이 탁월한 장관이나 '힘 있는' 실세 장관 부처가 유리한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똑똑해도 표현이 어눌한 장관도 손해볼 수 있다. 실제로 업무 자체의 중요도보다는 장관의 언변에 따라 예산이 배정되는 웃지 못할 기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27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주 말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만 모여 1박2일간 합숙을 하며 주요 국정현안과 국가 재원의 우선 배분 순위에 대해 토론한다.

    예산처는 국가 재원의 투명하고 합리적인 배분을 명분삼아 지난 한 달여간 주요 정책 현안별로 12회에 걸쳐 공개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장관들만의 재원 배분 회의를 거쳐 2005~2009년 중장기 국가재정운용계획과 내년 예산편성 지출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예산처 고위관계자는 "예전에는 새만금사업, 고속철 등 주요 국책사업이 범정부적인 토론과정 없이 결정돼 후유증이 적지 않았다"며 "장관들이 자기 부처의 추진 과제를 설명하고 서로 문제점을 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재정 배분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들이 자기 부처 추진 과제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논쟁에서 밀리면 재정 배분 우선순위에서 뒤처져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장관들은 현안 사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얼굴을 붉히며 치열하게 논쟁할 수밖에 없는데 업무에 능통한 실무직원을 배석할 수 없어 장관 개인의 역량이 상당부분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1박2일간의 현안 토론은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의 실력을 생생히 평가할 수 있는 자리여서 장관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장관들은 최근 저녁 늦게까지 실ㆍ국장들과 추진사업의 논리 개발을 위한 회의를 갖는가 하면 산하 연구원의 박사를 초빙해 정책과제와 관련한 전문지식을 공부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예산처의 변양균 장관도 휴일에는 출근을 안하다는 원칙을 깨고 지난주 말인 23, 24일 출근해 프로그램 스케줄에 따라 도상연습을 하는 등 긴장감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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