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쓰는 복분자술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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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청와대서 쓰는 복분자술 '가짜'

美 블랙베리 원액 30%에 복분자 70% 섞고도 '복분자 과실 100%' 표기

  청와대 만찬장에 초대돼 복분자를 마실 기회가 있거나 대통령 기념품이라는 복분자를 선물로 받았을 때는 한 번쯤 진품인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이렇게 쓰이는 유명 ‘복분자주’가 미국산 주스와 혼합된 ‘가짜’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2002년 ‘한국전통식품 Best 5 선발대회’에 서 술 부문 대상을 받은 이 제품은 홍삼절편 등 10개 제품과 함께 2003년 8월 청와대 대통령 기념품으로 선정됐다.
  당시 청와대는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에 대한 대통령의 지대한 관심에 따라 우리 전통식품을 대통령 기념품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최근까지 내외빈 방문 등 각종 행사에 이 제품과 K사의 복분자주를 번갈아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제품을 만드는 광주 소촌공단 소재 Y주류업체는 미국산 블랙베리(딸기의 일종) 원액 30%와 복분자 70%를 섞고도 용기 등에 ‘복분자 과실 100%’라고 표시하는 방법으로 진품인 것처럼 속인 혐의로 최근 검찰에 적발됐다.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시가 67억원 상당의 복분자주 83만6000ℓ를 제조·판매했다는 것이다.
  연간 매출은 70억~80억원에 이른다.
또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복분자주는 신장기능을 강화시켜 정력을 좋게 하고, 간을 보호하고 눈을 맑게 한다’고 선전해 의약품으로 혼동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게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Y사측이 복분자 원료가 모자란 데다 블랙베리 원액이 복분자 가격의 20%에 불과한 점 등 때문에 두 원료를 혼합해 제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성시웅·成始雄)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등으로 업체 대표 임모(4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Y사 관계자는 “청와대에 납품하고 있지만, 외국산 원료를 섞는지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 2002년 ‘한국전통식품 Best 5 선발대회’에서 술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광주 Y업체의 복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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