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마지막 왕손 이석씨 궁중생활 수기통해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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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조선왕조 마지막 왕손 이석씨 궁중생활 수기통해 밝혀

궁중생활 수기“부친께선 나라잃고 시름의 나날 …”


지난해부터 전주에 정착한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본명 이해석)씨가 자신이 태어났던 서울 사동궁(寺洞宮)과 아버지 의친왕(義親王)의 근엄했던 모습을 소개하는 글을 한 책자에 실었다.
이씨는 30일 전북도외국어자원봉사회가 발행한 ‘국경을 허무는 사람들’이라는 책자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궁궐생활,나라를 일본에 빼앗기고 날마다 괴로워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는 ‘내가 태어난 곳,사동궁을 그리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린 시설 궁궐 북쪽에 있는 감나무 위에 올라가 놀다 상궁들의 호된 질책을 받았고, 셋째 공주인 해경 누님이 자주 들려주던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농담이 기억에 남는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또 아버지 나이 62세에 태어나 어린시절 아버지의 어려운 눈매에 고개도 제대로 못 든 채 행동을 했고 조금만 뛰어도 상궁과 나인들이 “아니 되옵니다”라는 눈초리를 보내 몹시 답답한 궁중생활을 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뒤에는 “아버지가 저녁마다 약주를 드시고 방바닥을 두드리며 ‘내가 죽어야지,내가 없어져야지’라고 말하면 옆에 있던 어머니가 ‘전하, 구들장 빠지겠습니다. 고정하시와요’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아버지의 나라잃은 슬픔을 전했다.

또 “어떤 때는 육혈포를 공중에 쏘면서 ‘왜놈을 몰아내야지’라고 외쳤다”며 “가련하신 아버님의 자태가 지금도 기억에 뚜렷이 남는다”고 부자간의 정을 그리워했다.

이씨는 “서울 성북동 성락원 별장과 안국동 사동궁도 1945년 해방 이후 모두 사라져 버렸고 6·25가 터지자 우리 식구들은 안국동 별궁(현 풍문여고) 뒤에서 피난민 같은 생활을 시작했다”고 이씨 조선의 몰락을 소개했다.

‘비둘기집’을 불러 왕족(王族)가수로 잘 알려진 이씨는 의친왕의 열 한번 째 아들로,지난해 가을 조선왕조의 발상지인 전주 전통한옥에 보금자리를 튼 후 이 곳에서 관광객에게 ‘조선 역사알기’ ‘황실 다례 및 예법 익히기’ ‘전통궁중한정식 체험’ 등 전주의 역사와 전통을 설명하는 문화유산 해설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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