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는 서비스 질(質)이 다르다. 좌석 간격·크기가 2배 넓고 크다. 도자기 그릇에 코스별 요리, 메뉴판도 있다. 기념품은 여행용품세트, 이불은 오리털, 헤드폰은 고음질 하이파이. 승무원들이 미리 퍼스트 승객 이름 정도는 외우고 있어 기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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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돈·권력 주변 인사들이 저마다 ‘2AB’를 외치는 탓에 한때 이 자리는 최고 ‘끗발’ 실력자에게 헌납하기 위해 남겨두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회의원은 여당(與黨)에 다선(多選), 기업가는 그룹 순위 등을 따져 배정하는 진풍경도 있었다. 더구나 어지간한 VIP는 혼자 타더라도 두 자리를 모두 확보, 넉넉하게 가길 원해 ‘2AB’ 쟁탈전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었다. 이러니 중간에 낀 담당 직원들만 난처하기 일쑤. “2AB 안 되면 저 죽습니다”, “2AB 안 내놓으면 가만 안 있을거야” 등등 각 유력 기관·기업의 비서·참모들이 통사정·협박·읍소를 하는 통에 항공사들은 견디지 못하고 수년 전부터 선착순 배분을 원칙으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