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도 탐내는 비행기 최고 좌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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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VIP도 탐내는 비행기 최고 좌석은?

좌석 王中王‘2AB’
퍼스트級서 최고 인기 VIP들 치열한 쟁탈전

비행기 좌석도 등급이 있다.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로 나뉜다. 서울~로스앤젤레스 구간 이코노미 왕복요금은 135만원인 반면, 비즈니스는 441만원, 퍼스트는 658만원이다. 요즘은 180도 누울 수 있는 좌석을 갖춘 724만원짜리 프리미엄 퍼스트도 있다.

퍼스트는 서비스 질(質)이 다르다. 좌석 간격·크기가 2배 넓고 크다. 도자기 그릇에 코스별 요리, 메뉴판도 있다. 기념품은 여행용품세트, 이불은 오리털, 헤드폰은 고음질 하이파이. 승무원들이 미리 퍼스트 승객 이름 정도는 외우고 있어 기분도 좋다.


그런데 이 퍼스트에도 서열이 있다. 기종에 따라 12~16석쯤 되는 ‘퍼스트’ 자리 중 앞에서 두 번째 줄 A석과 B석, 이른바 ‘2AB(투에이비)’가 VIP들에게 최고 인기다. 유독 국내에서만 그렇다. 직원들도 이유를 잘 모른다. 비행기 자리는 내리는 순서가 빠른 앞쪽이 좋고, 벽이 가로막는 맨 앞보다 두 번째가 낫지 않겠느냐고 추측할 뿐이다.

어쨌든 돈·권력 주변 인사들이 저마다 ‘2AB’를 외치는 탓에 한때 이 자리는 최고 ‘끗발’ 실력자에게 헌납하기 위해 남겨두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회의원은 여당(與黨)에 다선(多選), 기업가는 그룹 순위 등을 따져 배정하는 진풍경도 있었다. 더구나 어지간한 VIP는 혼자 타더라도 두 자리를 모두 확보, 넉넉하게 가길 원해 ‘2AB’ 쟁탈전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었다. 이러니 중간에 낀 담당 직원들만 난처하기 일쑤. “2AB 안 되면 저 죽습니다”, “2AB 안 내놓으면 가만 안 있을거야” 등등 각 유력 기관·기업의 비서·참모들이 통사정·협박·읍소를 하는 통에 항공사들은 견디지 못하고 수년 전부터 선착순 배분을 원칙으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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