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글로벌 빅이벤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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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내주 '글로벌 빅이벤트' 주목

OPEC회의 - 美FOMC회의 - G7재무장관 회담
세계경제 분수령… 한국경제에도 영향 적잖을 듯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의 향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글로벌 3대 빅 이벤트'가 다음주에 잇따라 열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이라크 총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 등 유가, 금리, 환율 등 주요 경제변수의 흐름을 결정할 굵직굵직한 이슈가 다음주에 몰려 있는 것이다.
향후 세계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국제회의 결과에 따라 새해 들어 미약하지만 경기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경제의 흐름도 적지 않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OPEC이 예상과는 달리 기습적인 감산에 나서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의 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고 G7 회담에서 중국 위안화의 절상 압력이 있겠지만, OPEC 회의에서는 감산 결정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 3대 빅 이벤트= OPEC은 30일(이하 해외일정은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갖고 현재 하루 2700만배럴인 생산량 쿼터 감축방안을 논의한다. 그 동안 국제 석유시장은 30일 회의 결과에 대한 전망에 따라 춤을 췄다. 감산 가능성이 얘기되면 급등세를 보였고, 쿼터 유지 전망이 나오면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재로서는 감산보다는 현행 쿼터를 유지하거나 오는 3월 16일 차기 총회에서 감산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같은 날 이라크에서 치러지는 총선도 변수다. 총선 반대자들의 석유시설 공격 언급 등 돌발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중개업체인 커트레이딩의 케빈 커 사장은 "OPEC 감산과 이라크 정국불안 지속, 사우디 테러 등 최악의 요인들이 겹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찍은 후 75달러 선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다음달 1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는 미 연방기금 금리의 인상이 확실시된다. 이미 FRB도 금리 인상 기조를 공론화한 상황이다. 문제는 인상 폭이다. 통상적인 인상 폭은 0.25%포인트다. 지난해 6월 이후 단행된 다섯 차례의 금리 인상에서 모두 그랬고, 이번에도 대다수가 0.25%포인트 인상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0.5%포인트 인상론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일부 분석가들은 물가 상승을 고려해 FOMC가 이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0.5%포인트 인상은 세계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다음달 4일 런던에서 열리는 G7 회담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중국의 위안화 재평가 문제다. 이미 미국과 유럽, 중국은 환율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27일 "G7이 미국의 심각한 경상적자 감축 노력을 지원해야 하며, 중국은 저평가된 통화가치를 절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앞서 중국 재정부의 주광야오(祝光耀) 국제국장도 "진런칭(金人慶) 재정부장이 G7 회담에서 위안화 환율제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미국과 유럽의 위안화 절상 압력을 애써 무시했던 중국이 이번에는 가시적 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한국경제 영향= 최근 환율과 금리, 주식시장은 OPEC 쿼터 유지, 미국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선반영하면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20원대로 접어들었고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를 소폭 절상하고 미국이 금리를 예상대로 올릴 경우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겠지만, 미국의 금리 0.5%포인트 인상과 함께 위안화가 큰 폭으로 절상되고 OPEC이 감산에 나설 경우, 한국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이 큰 폭으로 이뤄지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통화의 동반 절상이 불가피해지고 외환당국의 환방어도 어려워지면서 원화 환율 세 자릿수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수출 증가세 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원화가 가파르게 절상될 경우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위축되면서 경기침체의 장기화 가능성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고유선 동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에는 지난 4분기의 급격한 원화절상 효과와 세계 수요둔화 요인, 높은 유가 효과가 겹치면서 월별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OPEC이 감산을 단행하고 FOMC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경우 주가는 900선 방어가 쉽지 않고 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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