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구 위원장 사퇴 촉구 '괴문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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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송재구 위원장 사퇴 촉구 '괴문서' 논란

 366명 문화계 인사  확인 결과 사실 무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제2기 조성위원장으로 위촉된 송재구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이 출처가 불명확하고 참여 인사들 상당수를 임의대로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문화예술인 연대 성명이 7개월여 동안 파행 끝에 정상괘도에 접어든 제2기 조성위원회의 송 위원장 체제를 흔들기 위한 특정세력의 조직적 음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한 문화를 꿈꾸는 문화예술인 연대'라고 밝힌 이 단체는 지난 8일 '송재구 위원장의 돌출 기자회견을 통탄한다'는 성명을 통해 "우리들의 청춘의 도시 광주를 그릇된 권력욕의 화신에게 맡겨둘 수 없다"며 송 위원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문화예술인 연대는 "송 위원장의 발표 내용이 개인적 구상에 불과한 비현실적인 내용이라면 사업에 대한 정확한 판단도 없이 혼란만 가중시킨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타당성 없이 오로지 대통령만 설득하면 된다는 식으로 또 다시 광주시민을 정치적 볼모로 이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송 위원장이 조성위원 선임의 전권을 요구하면서 7개월 동안 위원 위촉과정의 혼선을 초래했으며 뒤늦게 구성된 위원회 역시 문화적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이 거의 없어 국책사업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비난을 자초했던 장본인"이라며 "그간 어려운 과정을 거치며 진행돼 온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심각한 물의를 빚은 책임을 지고 조성위원장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날 '문화예술인 연대'라고 밝힌 이 단체가 발표한 성명에는 366명의 문화계 인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밝혔으나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성명서는 서울에 있는 정모씨의 개인 명의로 기자들에게 발송됐으나 성명 작성을 주도한 문화예술인 연대의 대표를 밝히지 않았으며 참여 인사들 상당수도 내용을 모를 뿐만아니라 포함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명을 발송한 정씨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성명을 대표 집필한 인사를 연결시켜 준다는 메시지를 남겼으나 이후 연락이 없었다.

 366명의 인사 중 채 모씨는 "연락 받은적 없다"고 밝혔으며 김희수씨는 "전화는 왔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송선태씨는 "성명이 나오는 줄도, 명단에 넣은 줄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아무리 옳은 주장을 하더라도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도리인데 제3자를 통해 (포함된 사실조차) 알게됐다"고 말했다.

 김준태씨는 "금시초문"이라며 "이름 하나로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인데 남의 이름을 도용한 것은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관련 문화계 인사 김모씨는 "성명에 참여한 20여명을 개인적으로 확인해 봤으나 거의 모든 인사들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서 "한 개인의 명예와 관련된 중요한 성명인데 확인절차도 없이 발표한 것은 사적집단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름을 도용한 사기 행위로 성명서가 아닌 괴문서"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송 위원장이 7개월여만에 위촉됐는데 며칠 지나지도 않아 출처도 불분명한 성명이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어떠한 도움이 될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송 위원장의 기자회견 이후 성명이 발표될 때까지 360여명의 동의를 받는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송 위원장 발언의 이해 당사자들이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 위원장은 지난 6일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위원회의 실질적 집행기능 확보와 지역 여론 반영을 위해 조성위원회 산하에 기획단을 두고 기존의 문화관광부 추진기획단을 추진단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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