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학교, 거액 리베이트 수수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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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설 학교, 거액 리베이트 수수 '파문'

광주 광산구 S중 납품 업자 선정 과정서 2580만원 받아…행정실장 자세하게 기록
서부교육청 고위 간부와 일부 교육위원, 교장 주변 인물들 인사ㆍ계약청탁 내용 기록

 신설 학교 비품구입 대가로 수천만원의 리베이트가 건네졌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돼 지역 교육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광주지역 일간지인 '광주드림'이 단독 입수,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교한 광주 광산구 S중학교가 학교 기자재 납품 업자 선정 과정에서 2580만원의 리베이트를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이 학교 행정실장이 업체별 리베이트 액수를 기록, 학교장에게 직접 보고한 A4 용지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기자재 납품에 선정된 11개 업체가 적게는 30만원, 많게는 720만원을 학교측에 건넸다.

 컴퓨터 납품업체가 72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가구업체 650만원, 어학실 장비업체 300만원, 사무기구 업체 120만원등의 순이다. 커튼, 방송기자재, 통신 납품업체도 100만-200만원의 리베이트를 학교측에 제공했다.

 말로만 무성했던 신설학교 기자재 구입 비리가 내부 실무자에 의해 처음 확인된 셈이다.

 교장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일지 형식의 문건에는 올 1월 부임 이후 6개월동안 인사 청탁자의 명단 등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어 납품 리베이트 뿐만 아니라 인사청탁 관행도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이 문건에는 서부교육청 고위 간부와 일부 교육위원, 교장 주변 인물들의 인사나 계약청탁 내용이 비교적 상세히 명시돼 있다.

 그러나 문건을 작성한 행정실장은 "납품업체가 두고간 돈 봉투를 교장에게 건넨 적은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대부분 교장이 부른 내용을 받아 적었을 뿐, 정확히 기억나는 것은 없다"고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했다.

 교장 역시 "돈을 받은 적도, 청탁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비리는 비단 이 학교만의 일이 아니고 일선 학교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교육계의 비리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 광주시 교육청은 최근 6개 신설 학교를 대상으로 비품 구입 실태조사를 벌여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비품을 구매한 교장과 행정실장 4명에 대해 경고, 또 다른 6명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조사 결과 A초교의 경우 보건소 침대와 숙직실 이불장 등을 계약서 가격보다 싼 제품으로 구입했고, B중학교는 교사휴게실 침대와 교사용 실습대 등을 같은 방법으로 구입했다가 적발됐다.

 또 C중학교는 계약서와 달리 잠금 장치가 없는 교사용 책상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고, D초교와 E중학교는 교장 책상을 다른 학교보다 최고 200만원 비싼 가격에 구입했다가 감사반에 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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