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정자 허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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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대 남성 정자 허약해졌다"

 지난해 4∼11월 20대 초반 일반남성 101명 대상 실시

환경호르몬의 반격이 시작됐나. 인체 내분비계에 장애를 일으켜 생식기 질환·기형 등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이 심상찮은 병적 징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젊은이들의 정자(精子)의 질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4년 연속 ‘비정상’ 판정을 받았고, 생식기 기형 문제로 병원을 찾는 어린아이들도 최근 몇 년새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주요 비뇨생식기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담겨 져 있는 내용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연세대 의대 한상원 교수팀이 지난 한 해 동안 수행한 것으로, 범 정부부처가 시행 중인 ‘환경호르몬 대책 연구사업(1999∼2008년)’의 연구성과물 가운데 하나다.

정액검사는 지난해 4∼11월 20대 초반의 일반남성 1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정액 1㎖당 평균 정자 수는 9595만 마리로 정상이었으나, 난자까지 헤엄쳐 도달할 수 있는 건강한 정자의 비율을 뜻하는 운동성(motility)은 평균 47.8%에 그쳤다.

WHO가 제시한 정상기준은 50% 이상. 이런 현상은 2002년부터 지속됐다. 평균 66∼73% 수준이던 운동성이 2002년 이후 4년째 40%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한상원 교수는 “출산아 감소, 불임환자의 증가 등 추세를 감안하면 운동성 감소는 국민적 관심이 필요할 정도로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이상 현상”이라면서 “환경호르몬의 영향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아울러 전국 87개 대형병원으로부터 최근 8년치 진료기록을 받아 선천성 생식기 기형환자의 변동 추이를 관찰했다.

병원을 찾은 기형 환자(평균 5세)들은 1996년 2837명에서 2003년 3952명으로 1.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출생아가 크게 감소(69만 2495명→49만 3471명)한 점을 감안하면 두 배 남짓 증가한 규모다.

정부는 환경호르몬이 인체·생태·식품 부문 등에 끼치는 영향을 종합평가하기 위해 올해말 관련 계획을 확정한 뒤 내년부터 부처간 공동·협력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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