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뒤 귀통증 방치하면 뒤탈
 
더위를 피하려 물놀이를 많이 하게 되는 여름철에 귀는 가장 수난을 당하기 쉬운 인체기관이다. 물놀이나 잦은 샤워 등으로 귀에 물이 들어가거나 오염된 물에 접촉하는 경우도 많아 여름철에는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 이런 환경에서 귓속을 잘못 건드리면 염증이 생겨 고생하게 된다. 여름철 귀질환의 증세와 예방법을 소개한다.

◆여름철엔 중이염보다 외이도염이 많다 = 귀는 신체표면으로부터 깊게 함몰된 좁고 긴 구조를 하고 있다. 귀는 외이(귓구멍), 중이(고막과 고막 안쪽 공간), 내이(달팽이관과 반고리관)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흔히 귓구멍이라고 부르는 귀 입구의 터널 구조가 외이이며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외이도염이라고 한다.

중이는 고막과 고막 안쪽의 공기가 차 있는 공간을 지칭하며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를 중이염이라고 한다. 여름철에 생기는 귓병은 중이염보다는 귀의 입구인 귓구멍의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외이도염이 훨씬 많다.

◆물놀이 후에 귀 후비다 염증 = 물놀이 후에 생기는 귓병은 귓구멍의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생긴 경우가 많다. 들어간 물을 빼기 위해 귀를 무리하게 후비다가 귓구멍의 피부에 상처를 내고 이 상처 부위를 통해 세균이 침투하면서 염증이 생긴다. 습한 환경에서는 세균 이외에도 가려움, 통증 등을 유발하는 곰팡이가 귓구멍에 자라기도 한다.

물놀이 이후에 귀가 가렵고 먹먹한 경우, 귀를 후빈 후 귀가 아프고 붓는 경우, 진물이 흐르고 입을 벌리기 힘든 경우, 특히 귓바퀴를 당길 때 통증이 심하면 외이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외이도염은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귀를 소독하고 항생제와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깨끗이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만성적인 가려움을 동반하는 만성외이도염이나 중이 쪽으로 균이 파급돼 중이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물놀이 후 귀에 가려움이나 통증이 있을 경우 방치하거나 참고 지내는 것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일이다.

◆수영 후 코 세게 풀면 안돼 = 물놀이 후에 코를 세게 풀 경우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을 타고 콧물의 세균이 중이 내로 들어가서 중이염이 생길 수 있다. 심한 통증이 오거나 열이 날 수 있으며 심해져서 고막이 터질 경우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외이도염과 달리 귓바퀴를 당겼을 때는 통증이 거의 없고 가만히 있어도 심한 통증이 있다. 귀를 보면 고막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고 부풀거나 심한 경우 고막 안쪽에 고름이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항생제를 7~10일간 투여하면 낫는다.

고막에 구멍이 나 있고 귀에서 진물이나 고름이 나오는 만성중이염 환자가 여름철 물놀이나 샤워 후 귀에 물이 들어가면 구멍 난 고막을 통해 세균이 침투해 급성 염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귓병을 앓았거나 고막에 구멍이 있는 사람, 삼출성 중이염으로 귀에 튜브를 삽입한 환자는 항상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수영이나 샤워를 할 때는 귀마개를 착용하도록 한다.

◆선풍기 등으로 귀 완전히 말려야 = 물놀이 후에는 더러운 손가락으로 귀를 후비거나 금속성의 귀이개로 귀를 후벼서는 안된다. 면봉으로 물기만 흡수해 내는 정도가 좋다.

여름철 귓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귀의 입구인 귓구멍의 청결과 건조가 가장 중요하다. 수영 후에는 깨끗한 물로 잘 씻고 귀를 후비지 말고 선풍기 바람에 완전히 말려서 건조하는 것이 좋다.

또 귓구멍에 너무 많은 귀지가 쌓이면 귀가 먹먹하고 잘 들리지 않게 되고 귓구멍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여름에는 귀 안에 습도가 높아 귀지가 팽창할 수 있어 더 막힌 느낌이 들고 수영장의 물이 닿는다면 균이 자라기 좋은 조건이 되어 외이도염이 잘 생긴다. 너무 딱딱한 귀지가 꽉 차 있을 때에는 귀지를 녹이는 약을 넣고 조금씩 제거해야 한다.

◆귀 안에 벌레 들어가면 병원으로 = 여름철에는 야외활동을 많이 해 귀 안에 벌레가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다. 귀는 아주 예민한 기관이기 때문에 귀에 벌레가 들어가면 통증이 생긴다. 살아 있는 벌레를 잡아내려고 하면 더 깊이 들어가 귓구멍의 피부에 손상을 주거나 심한 경우 고막에 손상을 주기도 해 고통만 심해진다. 이때는 먼저 귀에 알코올이나 올리브기름 등을 넣어 벌레를 죽인 후 이비인후과로 가면 간단히 제거된다.

고막에 구멍이 있는 경우에는 중이 내로 흘러 들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안된다. 하루살이나 나방 등 빛을 좋아하는 작은 벌레는 전등을 비추어 밖으로 나오게 유도할 수도 있으나 큰 벌레는 이 방법으로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