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에위니아' 전남지역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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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태풍 '에위니아' 전남지역 강타

 11일 오전 속초 북북동쪽 210㎞ 부근 해상으로 빠져 나갈듯

 제3호 태풍 '에위니아(EWINIAR)'가 10일 진도 해안에 상륙, 전남 중ㆍ동부권을 강타했다.

 이날 초속 30m가 넘는 강풍과 함께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태풍의 '위험 반원(오른쪽)'에 위치한 전남지역 곳곳에 침수와 산사태, 정전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또 광주ㆍ전남지역 70여개 학교가 비바람을 피해 임시휴교에 들어갔고, 육ㆍ해ㆍ공 교통망도 전면 또는 부분 마비됐다.

 ◇태풍 경로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전남 진도해안에 상륙한 태풍 '에위니아'는 오후 2시께 함평을 거쳐 계속해서 북북동진하고 있다.

 태풍은 그러나 중국 편서풍과 남해안 수온 등의 영향으로 수증기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서 진로가 바뀌고 세력이 다소 약해져 오후 9시께 군산 인근을 지나 11일 오전 속초 북북동쪽 210㎞ 부근 해상으로 빠져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에위니아는 세력이 약해지기 전 초속 30m대의 강한 바람과 시간당 20∼50㎜의 폭우로 전남 해안과 내륙을 쓸고 갔다. 오후 5시 현재 광양 백운산 282.5㎜, 고흥 204.5㎜, 광양 191.5㎜, 여수 164.5㎜, 장흥 152.5㎜, 순천 137.5㎜ 등 전남 중.동부권에 비바람이 집중됐다.

 기상청은 "상륙 후 세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중심기압이 976헥토파스칼(hPa), 중심부근 바람이 초속 31m의 중형급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강풍.폭우 피해 잇따라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의 영향으로 이날 광주, 전남에서는 침수와 붕괴, 산사태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전남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도로 9개소와 하천 8개소, 절개지 등 소규모 시설 4개소 등 모두 21개소에서 5억 79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광주에서도 주택 피해 6건과 승강장 표지판 파손 1건, 아파트 유리창 파손 3건 등 모두 25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이 내륙을 관통하면서 피해는 주로 전남 중.동부권에 집중됐다.

 장흥군 장흥읍 건산리와 해진면 해진리 등 주택 수 채가 오전에 침수됐고, 고흥읍 봉황교 일대는 침수로 차량이 통제됐다. 또 여수시 소라면 대포들과 고흥군 포두면 해창들 등 농경지 1700여㏊가 물에 잠겼고, 고흥군 금산면 신금리와 여수시 안산동 부영여고 뒤 절개지는 유실돼 산사태를 빚었다.

 오후 1시에는 여수시 돌산읍 하동마을 선착장에서 정박중이던 9.7t급 멸치잡이 FRP 선박 '행복호'(선주 윤모씨.48)에서 원인모를 불이 나 30여분만에 인근 수현호까지 2척이 잿더미로 변했다.

 나주, 화순 등 내륙 30여 과수농가에서는 강한 비바람의 영향으로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호남고속도로 승주 나들목 인근 야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차량 진.출입이 통제되는 등 중.동부권 도로 곳곳이 침수 또는 토사 유출 피해를 입었다.

 여수시 소리도 인근 해상에서는 선박 컨테이너가 추락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오전 10시40분께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 남방 5마일 해상서 광양항으로 입항중이던 싱가포르 선적 1만 7000t급 컨테이너 선적 WANHAI(승선원 21명)호의 갑판에 실려 있던 40피트 컨테이너 11개가 추락했다. 앞서 오전 9시께에는 소리도 남서쪽 12.5마일 해상서 중국 텐진을 출항, 부산으로 항해하던 싱가포르선적 1만 600t급 컨테이너선 EASLINE TIANJIN호에서 컨테이너 100개가 해상에 떨어졌다.

 여수 봉산초교 옹벽이 무너지고, 여수 돌산초교 본관이 침수되는 등 전남에서만 16개 학교에서 3억원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정전 피해도 잇따라 여수시내와 장성 백양사 일대 30∼40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곡성에서는 도림사 뒷산이 무너져 전남 문화재 22호인 사찰 내부 대웅전이 훼손되기도 했다.

 또 광양-옥곡간 선로 50m가 유실돼 경전선 무궁화호 열차 1551호와 1552호의 운행이 중단됐다. 목포, 여수, 완도 등 섬과 육지를 오가는 47개 노선(70척)의 뱃길도 전면 통제됐고, 광주.목포.여수 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18편도 강한 바람으로 운항이 중단됐다.

 ◇70개교 '태풍 휴교'...일부 단축수업
 
 태풍의 영향으로 휴교 조치가 내려진 학교는 광주.전남에만 70개교. 일부 학교는 단축수업에 들어갔다.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는 완도 중앙초교와 여수서초교 등 초등 55개교와 완도 노화중 등 중학교 9개교, 완도 고금고 등 고교 6곳이다. 여수 삼일중 묘도분교 등 분교장 28곳도 임시휴교에 들어갔다. 또 여수, 진도, 강진지역 4개 학교는 단축수업을 실시키로 했다.

 오후 1∼3시께 태풍의 직접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이는 광주의 경우 휴교한 곳은 없으나 일부 학교가 단축수업을 검토중이다.

 ◇일선 관공서 비상근무

 광주시는 태풍 내습 3일 전인 지난 7일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상황실 근무자도 13명으로 두배 이상 늘렸다.

 전남도는 방조제와 방파제를 비롯, 하천, 둑, 교량 등 재해위험시설 8672개에 대한 점검을 모두 마치고, 10일부터 전 직원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일선 시.군.구나 119소방대도 저지대 침수위험 지구와 붕괴위험시설, 방재시설 등을 중심으로 피해예방 활동에 적극 나서며 24시간 비상대기 중이다.

 그러나 전남도재해대책본부와 기상청 등 유관기관간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해 상황이 실시간으로 보고되지 않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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