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뚱 아파트 주민들 "끓는다 끓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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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뚱 아파트 주민들 "끓는다 끓어"

중흥파크 320세대 입주민 이주대책 촉구 집회…시청서 기자회견후 가두행진

 시공업체 "보강공사 외 더 이상은 어렵다"

기울임 현상이 진행중인 광주 서구 화정 4동 소재 중흥파크 입주민들이 마침내 강력 투쟁을 선언한 뒤 거리로 나섰다.

21일중흥파크 입주민 300여명은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들이 거리로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한 뒤 시공업체는 재건축 또는 이주대책을 세워줄 것"을 강력 촉구 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이날 오전 관광버스 5대에 나눠타고 시청 앞 광장에 도착 구호를 외치며 "아파트가 기울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도 시공업체와 관리감독 기관은 무책임하고 형식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안전하게 살 권리를 빼앗겨 버린 주민들을 위한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중흥파크 입주민들은 "수십년이 지나도 반듯하게 있어야 할 아파트가 왜 기울었겠느냐"고 반문한 뒤 "애당초 부실시공이 원인이었다"며 불안감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입주민들은 이어 "단 한차례도 진솔한 자세로 대화를 하려 하지 않는 최소한의 매너도 없는 시공업체측의 좌충우돌식 발언과 대충 넘어가려는 작태에 대해 확고부동한 자세로 강력 투쟁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표준 관입시험값이 불균등해 상부 구조물에 구조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지내력이 설계허용치에 미치지 못하며 아파트가 28.7㎝가 기우는 등 지난 4월 실시한 아파트 정밀 안전진단 용역 결과를 제시했다.

이들은 "상황이 이런데도 시공업체는 단순 보강공사와 돈 몇 푼으로 보상 운운하면서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시공업체는 지금이라도 주민에게 사죄한 뒤 재건축 또는 이주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행정기관은 부실공사 여부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광주시청에서 농성 지하철역까지 5㎞ 가량을 행진한 뒤 오후에는 북구에 위치한 시공회사 본사 앞에서 가두 시위를 펼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 관계자는 "부실공사로 인한 현상도 아니고 하자보수기간(준공 후 10년)도 지났다"며 "보강공사는 해 주겠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2개 동 가운데 한 개 동이 28.7cm 기울어져 D급 판정을 받은 이 아파트는 1992년 12월 준공돼 현재 2개동에 총 320가구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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