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백산맥’ 작가의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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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태백산맥’ 작가의 충고

청년세대들의 웅혼한 꿈과 헌걸찬 기상은 당대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이정표가 되게 마련이다. 일제 식민지라는 그 혹독한 신산의 세월 동안에도 우리 청년들은 조국의 완전독립과 민족국가 수립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그 엄혹한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정권 하에서도 이 땅의 젊은이들은 자유·민주·평등이라는 근대 시민국가적 이상을 결코 내팽개치지 않았던 것이다.

‘태백산맥’ ‘한강’ 등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는 대하소설의 저자인 조정래씨가 엊그제 서울대 기초과학원이 주최한 ‘관악초청강좌’에서 서울대 총학생회의 한총련 탈퇴와 대학생 52%가 ‘다시 4·19 혁명이 발생하더라도 나아가 싸우지 않겠다’고 밝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젊은이들의 사회의식 부족을 강하게 질타했다고 한다. 조씨는 “4·19 혁명 앞에서도 싸우지 않겠다는 것은 쓰레기나 마찬가지다” “일제의 압제로부터 자력 해방을 이루지 못한 것은 ‘1%의 행동가와 10%의 지지자’라는 조건이 충족됐지 못했기 때문이다”는 등의 요지로 강연을 했다는 소식이다.

우리는 조씨가 서울대를 포함한 상당수 전국 대학 총학생회의 한총련 탈퇴를 비난하고 대학 캠퍼스의 정치투쟁을 복원하려는 따위의 저급한 선동이 목적이 아니라 진정으로 젊은이들의 ‘꿈과 이상의 상실’을 우려하는 지성인으로서의 도덕적 책무 때문에 이같은 발언을 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민족이 식민지에서 해방된 데 이어 군사독재까지도 역사의 박물관으로 보냈다고는 하지만 조씨의 지적대로 ‘세계화의 이름 아래서 방어적 민족주의마저도 매도 당하고 있는’데다 사회공동체 내부에서의 불평등·양극화의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화·확대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같은 엄혹한 상황 앞에서 청년들은 비록 그것의 광정(匡 正)이 쉽지 않을지라도 공공의 선을 위해 꿈을 꾸어야 한다. 꿈이 없는 시대, 젊은이조차도 꿈꾸지 않는 세태는 얼마나 불행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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