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장애인들 투표소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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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광주지역 장애인들 투표소 실태조사"

계단 높이가 높고 너무 많아 휠체어 진입 어려워 "어떻게 투표하라고"
 
 "동사무소ㆍ초등학교ㆍ유치원ㆍ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설치된 투표소는 서류상 1층으로 표시돼 있는데 계단 높이가 1m를 넘어요. 투표를 포기해야 되나요."

 24일 오후 2시 광주 북구 용봉동 인근 한 투표소를 방문한 우선미씨(36ㆍ여ㆍ지체장애 1급)와 활동보조인 박지숙씨(22ㆍ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사진>

 우씨 일행은 최근 3일 동안 전동 훨체어를 몰고 북구 관내 투표소 25곳을 직접 돌아다녔다.

 하지만 북구 삼각동 S아파트에 설치된 투표소는 계단이 너무 많아 도저히 훨체어가 진입할 수 없었고 일곡동 모 초등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우씨가 도저히 훨체어를 몰고 들어갈 수 없었던 곳은 서너 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씨는 "정부가 각종 장애인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투표소를 돌아 다녀보니 너무 실망했다"며 "장애인들이 5.31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이웃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속 중증 장애인 10명은 지난 18일부터 광주 시내 328곳에 달하는 투표소를 직접 확인하는 선거 투표소 환경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결과 광주 동구의 경우 36곳 투표소 중 12곳이 높은 계단이나 급한 경사로로 인해 장애인들이 투표를 하기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동구 모 동사무소의 경우 경사가 너무 급해 도저히 전동 훨체어가 진입을 할 수 없는 등 일부 관공서도 사정이 비슷했다.

 서구의 경우 투표소 66곳 중 10여 곳이, 남구의 경우 투표소 49곳 중 10곳이 중증장애인 통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구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의 경우 서류상 1층으로 기록돼 있지만 계단 높이가 1.86m로 도저히 장애인들의 통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이날까지 북구와 광산구 실태조사를 마친 뒤 25일 최종 보고서를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건넬 방침이지만 전체 투표소 328곳 중 최소 50여 곳 이상에서 중증장애인들이 투표하기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숙자 우리이웃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47)은 "계단이 많은 곳은 합판으로 임시 경사로를 설치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장애인 통행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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