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5.18전야 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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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열린우리 '5.18전야 술자리'

 강창일ㆍ신기남ㆍ이원영 등 참석 '가벼운 술자리' 해명

 5.3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 난데없이 불거진 '5.18 전야 술자리'문제로 여ㆍ야 공방이 가열되면서 당시 술자리가 어떤 자리였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술자리가 열린 곳은 광주 동구 지산동에 위치한 S호텔 6층 회원 전용 클럽라운지. 50평 남짓한 룸바(Room Bar)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모인 곳은 6인용 탁자와 의자만 달랑 갖춰진 3평 남짓한 팬지룸.

 5.18 전야인 17일 오후 9시께 강창일, 신기남, 이원영 등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7명은 최근 '광주사태 질서유지군 투입'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이 의원을 '위로'하고자 식사 후 이 곳을 찾았다.

 오후 9시로 예정된 필승결의대회가 취소된 데다 5.18 기념식을 앞두고 '근신(謹身)분위기'까지 더해져 의원들은 숙소인 M호텔로부터 300m 가량 떨어진 S호텔을 택해 위로주를 마셨다.

 700㎖ 양주 1병에 소시지 안주가 탁자에 올랐다. "맥주는 주문하지 않았다"는 종업원 진술로 미뤄 폭탄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술값은 30만원 상당. 당일 업소 총매출(61만원)의 절반쯤 된다. "여 종업원은 근무하지도, 배석하지도 않았다"는 게 업소와 의원들의 일치된 주장이다.

 일행 중 일부는 1시간 안에 자리를 일어섰고, 나머지는 밤 12시 무렵 술을 마신 뒤 콜택시 편으로 숙소로 돌아갔다.

 '가벼운 술자리였고, 6년 전 운동권 출신 386정치인들이 광주 도심서 벌인 '5.18 전야 단란주점 술판'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여당측 주장이다. "구시대적 정치공세"라는 입장도 만만찮다.

 반면 민주당은 술자리의 형식보다는 '배경'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광주사태 군 투입은 질서유치 차원"이라는 망언을 내뱉은 의원을 위로하는 자리라는 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5.18 항쟁을 모독한 여당이 반성은 커녕, 광주까지 내려와서 망언의 주인공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5.18 전야에 호텔 바에서 양주를 즐긴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논평을 낸 것도 이를 방증한다.

 야.야가 광주를 최대 승부처로 보고 술자리 공방을 벌이고 있으나 정작 유권자인 시민들의 반응은 '정치 염증'을 느낀 듯 냉랭하기만 하다.

 한 시민은 "망언 의원을 위로한답시고 양주잔을 기울인 사람들이나 마치 횡재한 듯 원색적 공격을 퍼붓는 사람들이나 모두 잘한 게 없다"며 "정치가 이래서 싫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편 S호텔은 110억원을 들여 1년간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해 12월 재개장한 광주지역 대표 숙박업소로, 다음달 열릴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정상회의' 주요 참석자들이 묵을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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