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암전이 억제 단백질 세계 최초 규명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

서울대, 암전이 억제 단백질 세계 최초 규명

추락 한국 생명과학계 '위상'제고 기여

 암세포가 퍼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의미있는 단서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백성희 교수팀(37)은 암 전이를 억제하는 유전자인 'KAI1'이 아미노산을 구성하는 단백질인 'SUMO'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에 15일자로 게재됐다.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는 백 교수팀의 이번 연구논문을 '주목할 만한 논문'(highlighted paper)으로 선정하고 전세계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백 교수팀은 앞서 지난해 4월에는 KAI1이 암전이를 억제하는 유전자임을 세계 처음으로 밝혀내 네이처에 실린 바 있고 이번 결과는 후속 연구 과정에서 나왔다.

 백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암 전이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표적을 발굴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파문으로 실추된 한국 생명과학계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백 교수팀은 KAI1 의 암전이 억제 기능을 방해하는 단백질인 'Reptin'을 연구하면 암전이 구조를 보다 명확히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연구작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Reptin과 결합하는 단백질들을 분리 정제하는 실험을 통해 SUMO가 암전이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SUMO가 Reptin에 결합하면 암전이 억제유전자 KAI1의 발현을 막아 암전이를 돕고, 반대로 SUMO가 Reptin에서 떨어지면 KAI1이 활성화돼 암전이가 억제된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Reptin에 SUMO가 붙고 떨어지는 것을 조절하면 암세포 전이능력도 통제가 가능함을 증명해 낼 수 있었다.

 백 교수는 "암전이를 조절하는 새 인자의 발굴로 새로운 암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반연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암전이 관련 연구가 다른 분야에 비해 진전이 없어서 시도해봤는데 연이어 좋은 결과를 내게 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전림선암을 대상으로 했는데 다른 암에 대해서도 실험을 하고 새로운 종류의 암전이 억제유전자가 있는지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서울대 분자생물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2002년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연구교수로 근무 하면서 '전사(Transcription: DNA가 RNA로 바뀌는 것)조절인자들에 의한 세포신호전달경로의 조절에 대한 연구' 등 논문 20여편을 세계적 과학저널에 발표하는 등 인정을 받아왔다.

 2003년말 한국에 돌아와 서울대 생명과학부 조교수로 있는 그는 지난해 마크로젠 선진과학자상과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 진흥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과학자로 급부상했다. 2004년부터는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