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맛이 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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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굴맛이 꿀맛

간월도 굴맛여행 '굴요리 총집합'

◇겨울철 영양 만점인 굴밥

‘바다의 우유’라는 별명이 있는 굴은 영양이 풍부한 어패류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다. 굴은 비타민 칼슘, 단백질을 비롯해 각종 유기물이 많아 빈혈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특효다.

돌솥에 굴 인삼 대추 은행 잣 등을 넣어 만든 굴밥은 가을철에 쇠약해진 몸의 기운을 돋우는 데 알맞다. 서해안 청정 해역에서 생산되는 간월도 굴은 서산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하루에 두 번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면서 바다의 풍부한 영양염류가 제공되고 또한 갯벌에 따뜻한 햇살이 쏟아져 속살이 더욱 알차진다.
이렇게 싱싱하고 신선한 굴을 쌀과 참기름과 함께 돌솥에 넣어 밥을 짓는다. 겨울철 최고의 별미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굴밥은 영양가가 풍부하다. 굴 특유의 은은한 향이 나는데, 특히 달래를 넣어 만든 양념간장에 비벼 먹으면 비린내는 온 데 간 데 없고 밥맛이 꿀맛이다.

입 안에서는 굴의 부드러운 육질이 씹히고, 대추 인삼 등과 어우러진 영양 만점의 굴밥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 밥을 다 먹고 난 후 돌솥에 물을 부어 누룽지숭늉을 만들어 먹으면 입 안이 개운해진다. 간월도 영양굴밥집 (041)663-7776, 1인분 8000원.

◇동치미 국물과 어우러진 시원한 굴물회

바닷가에서 매서운 겨울 추위를 품은 바람이 불어오면 갯벌에서는 감칠맛 나는 굴이 나기 시작한다. 양식굴보다 크기는 작지만 굴의 독특한 향과 신선함이 묻어 있는 굴을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사과와 배를 채 썰어 곁들여 먹는 맛은 과연 어떨까.

일명 ‘굴물회’라 부르는 이 음식은 굴밭에서 금방 채취한 자연산 굴을 물회로 먹는 것이다. 굴물회는 굴밥이 나오기 전에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굴파전, 굴무침과 함께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 가히 압권이다.

동치미 국물의 상쾌함과 사과나 배와 함께 씹을 때 느껴지는 시원함이 바로 굴물회 특유의 맛이다. 과음으로 인한 숙취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겨울철 최고의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초장에 찍어 먹는 생굴과 달리 시원하고 담백하다. 간월도 오뚜기식당 (041)662-2708, 한 그릇(3~4인분) 2만원.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어리굴젓

조선 태종 때부터 나라님 수라상에 올랐다던 ‘어리굴젓’.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에 어리굴젓과 김, 참기름을 넣어 쓱싹쓱싹 비며 한 숟갈 입에 넣으면 세상만사 OK다. ‘어리어리하다’는 말은 ‘맵다’는 의미로 어리굴젓은 작은 굴을 사용해서 생긴 이름이 아니라 곱고 매운 고추가루로 양념을 해 붙여진 이름이다.

서산 수협 간월도 어촌계(041-662-4622)에서 만든 어리굴젓은 300g에 7000원, 500g에 1만원,1㎏에 1만8000원, 1.5㎏에 2만5000원이다. 서해안 고속도로 홍성IC에서 간월도 방면으로 뻗쳐 있는 도로가에서는 섬마을표 간월도 어리굴젓 공장(041-669-1290)에서 싱싱한 굴젓을 구입할 수 있다.

◇새조개 샤브샤브

새조개는 속살이 새의 부리 모양과 닮아 붙은 이름이다. 11월 말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 서산 천수만 근처에서는 새조개가 많이 잡혀 이를 맛보려고 전국 각지의 미식가들이 간월도로 몰려든다. 새조개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 미식가들의 겨울철 단골 메뉴다. 전에는 전량을 일본으로 수출하다가 요즘에는 전라도 일부 지방과 간월도 지역에서 많이 잡혀 일반인도 겨울철에 맛볼 수 있게 됐다.

새조개는 회로 먹기도 하고 불에 구워먹기도 하지만 야채를 넣어 끓인 물에 샤브샤브로 먹는 게 최고다. 새조개의 깊은 맛을 보기 위해 살짝 익혀서 고추냉이에 찍어 먹으면 조갯살의 부드러운 맛과 감칠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새조개 샤브샤브를 먹은 뒤 라면이나 국수사리를 넣어 먹어도 맛있다. 오뚜기식당 (041)662-2708, 샤브샤브(2~3인분) 5만원.

간월도 주변 볼거리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서해안 깊숙이 위치한 충남 서산은 새로운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불과 2시간 남짓이면 황홀한 석양과 맛깔스러운 해산물을 맛볼 수 있어 주말이면 고속도로가 자동차로 북새통을 이룬다. 21세기 신기원 관광지로 각광받는 서산의 볼거리들을 찾아보자.

◇달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간월암’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간월도는 겨울철만 되면 간월암 뒤로 지는 일몰을 구경하고 맛나는 굴 요리를 먹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인파로 시끌벅적하다. 특히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과 더불어 충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간월암 지붕 위로 걸리는 붉은 태양과 수면의 물빛은 서방정토를 연상케 할 만큼 눈부시게 아름답다. 무악대사가 창건한 간월암은 밀물 때에는 들어갈 수 없고 물이 빠진 후에만 미련한 중생들이 발을 디딜 수 있는 곳이다. 멀리서 보면 간월암은 물에 떠 있는 외로운 섬처럼 느껴져 앙상한 나무만 남은 암자 주위로 겨울의 쓸쓸함이 묻어난다.

◇철새들의 고향 ‘천수만’

겨울이 되면 북쪽에서 수많은 철새들이 포근한 천수만(서산)으로 찾아든다. 서산시 부석면, 홍성군 서부면, 태안군 남면 등을 이어 만든 제방 때문에 생겨난 간월호 부남호 등에는 물새우 붕어 잉어 미꾸라지 뱀장어 등 많은 물고기와 조개류가 있다.

이 때문에 겨울철이면 60여종 200만마리의 철새떼가 모여든다. 농업 간척사업 지구가 바로 옆인 까닭에 해산물뿐 아니라 벼 억새 등 농작물도 풍부해 우리나라 철새도래지의 1번지로 통할 만큼 그 인기가 대단하다. 시베리아 및 중국의 동북부 지방에서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이동하는 경로의 중간 기착지다.

오리류인 청둥오리, 흰뺨오리, 흰비오리, 청머리오리, 쇠어리, 고방오리 등이 주로 날아드는 철새다. 몇 년 전부터는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를 비롯해 기러기류, 원앙새, 그리고 흔치 않은 황오리 등이 떼를 지어 하늘을 수놓아 일대 장관을 이룬다. 철새들은 주로 일출과 일몰시 하늘을 까맣게 메우므로 조금 일찍 발품을 팔아야 좋은 그림을 볼 수 있다.

◇염화미소의 ‘서산 마애불’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백제 후기의 불상이 바로 서산 마애불이다. 화려하지도 세련되지도 않은 마애불의 얼굴에는 자애로운 미소와 소박한 백제인들의 따뜻한 정이 배어난다. 특히 한낮을 뜨겁게 달궜던 태양이 서산으로 서서히 질 무렵 약해진 햇살이 마애불에 닿으면 순진한 마애불의 미소는 빛의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각양각색이다. 낮술이라도 한 잔 걸친 것처럼 얼굴에 홍조를 띤 마애불은 우리의 이웃 아저씨처럼 천진난만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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