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도서관, 시각장애인의 ‘인생이야기 쓰기’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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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립도서관, 시각장애인의 ‘인생이야기 쓰기’ 발간

‘길 위의 인문학’ 성과…비장애인도 읽도록 묵·점자 함께 게재
‘어린 시절·고향·사랑과 우정’ 등 16명의 다양한 삶 담아내

시각장애인 에세이- 인생이야기 쓰기 책자 표지.jpg

 전남도립도서관은 찾아가는 독서 소외계층 프로그램 일환으로 시각장애인 16명이 직접 쓴 에세이 35편을 모아 책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도립도서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10회차 진행한 글쓰기 프로그램 결과물이다. 

시각장애인 16명이 장애 정도에 따라 직접 글을 쓰거나 보조기기를 활용해 음성 녹음 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통해 35편의 글을 완성했다. 외출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의 몸과 마음 치유에 도움을 주기 위해 국립나주숲체원으로 ‘글감 찾기’ 현장탐방도 다녀왔다. 

시각장애인 에세이- 문집발표회.jpg

 지도강사로 참여한 윤소희 작가는 “20년 동안 글쓰기를 가르쳐왔는데 강의 제안을 받고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망설였지만 수업을 진행할수록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으며,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수업이었다”고 밝혔다.

책에는 수강생의 어린 시절, 고향, 사랑과 우정, 장애로 힘들었던 마음 등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참여자 박 모 씨는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글쓰기라는 것을 배워 본적도 없고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쓸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조심스럽게 시작했다”며 “선생님의 격려로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져 제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책은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큰 글자책과 점·묵자(한글) 혼용 책자로 제작했다. 누구나 책을 볼 수 있도록 전남도립도서관을 포함해 전남시각장애인점자도서관, 시군 도서관, 시각장애인연합회 시군지회에 배부할 계획이다.

박용학 전남도립도서관장은 “시각장애를 가진 분이 어려움 속에서 글쓰기를 위한 노력과 정성으로 한 권의 책이 만들어졌다”며 “앞으로도 도민 누구나 독서복지를 누리도록 찾아가는 취약계층 독서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립도서관은 2017년부터 전남시각장애인점자도서관으로 찾아가는 북소리 프로그램을 매년 진행했다. 올해는 독서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시군 공공도서관과 연계해 장애인, 아동센터 어린이 등 찾아가는 독서 소외계층 강좌를 7개 시군 8개 기관을 대상으로 83회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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