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영산강 유역서 '고대 인골' 무더기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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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나주 영산강 유역서 '고대 인골' 무더기 출토

  고대인의 가족관계ㆍ친족구성ㆍ지배세력ㆍ권력계승 형태 파악에 중요한 사료

5-6세기 고대인의 인골 10여구가 나주시 다시면 영동리 영산강 유역 고분에서 무더기 출토됐다.

영산강 고대인의 가족관계는 물론 친족구성, 지배세력 권력계승 형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신대 문화박물관(책임조사원 이정호 교수)은 20일 "지난해 12월13일부터 전남 나주 영동리 고분군에 대한 학술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고대 인골 9구와 인골편 1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인골은 모두 단일고분(제 1호분)에서 출토됐으며, 이는 매우 이례적인 고고학적 사례로 영산강 유역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되는 것이다.

이들 인골은 삼국시대인 5세기말부터 6세기말까지 100여년간 축조된 '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과 '석곽묘'(돌덧널무덤)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됐다.

이정호 교수는 "고대 영산강유역 고분의 매장 의례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될뿐만 아니라 그동안 관련자료가 부족해 연구가 지지부진했던 영산강 고대 세력의 구체적인 모습을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산강 유역에서는 3-5세기 사이 독특한 고분 문화가 꽃피고 있었으며, 6-7세기 백제에 완전히 복속된 이후에도 이러한 고분문화 전통은 부분적으로 남아 지속됐다.

그러한 고분전통 중 하나가 다장묘제(多葬墓制.한 고분에 다수의 피장자를 안치하는 묘제)로, 학계에서는 이같은 다장묘제가 혈연적 가족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간주하기는 했으나, 지금껏 인골과 같은 1차적 자료가 없어 명확한 근거를 얻지는 못했었다.

이로써 이번에 발굴된 인골들은 다장묘가 형성되는 구체적인 과정과 고대인 모습을 복원하고 피장자간의 혈연관계를 파악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뿐더러 영산강 고대세력의 친족구성 형태와 지배세력의 권력계승 형태를 파악하는데도 학문적 주춧돌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동리고분은 다른 옹관묘들과 함께 돌방무덤, 돌덧널무덤이 한 고분안에 조성된 복합묘제로서, 1995년 발굴 조사된 나주 복암리고분(사적제404호)과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동일한 매장의례를 보이고 있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조사지역의 경우 인골이 출토된 고분이외에 7-8기의 고분 흔적이 더 확인되고 있어 추가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설명회는 21일 오전 10시 다시면 영동리 고분 발굴조사 현장에서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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