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학생들, 5.18 민주묘지·조선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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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영남대 학생들, 5.18 민주묘지·조선대 방문

4월8일 민주묘지ㆍ전일빌딩 등 답사... 영남대 김문주 교수와 학생 4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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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학교 학생들이 옛 전남도청 앞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한 달여 앞두고 영남대 학생 40명이 지난 8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전일빌딩 등을 돌아보고 조선대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선대는 지난 8일 영·호남 지역의 인권과 평화의 문제를 공유하고 지역 역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2023학년도 영·호남 대학생 교류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공존과 평화로 가는 길’(영남대 국문과 김문주 교수)이라는 강좌에 참여하는 영남대 재학생 40명이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했던 광주를 방문하고 교류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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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학교 학생들이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방문, 관계자로부터 오월기록과 유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문주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세부 방문 일정 계획을 세웠고 지병근 조선대 법사회대학장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공존과 평화로 가는 길’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의 문제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국내외의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인권과 공존의 의미, 평화의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살핌으로써 학생들의 인권·평화·시민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과목이다. 

특히 영남대 학생들이 우리나라 민주화의 성지라고 알려진 광주, 그중에서도 5·18국립묘지와 전일빌딩 등을 방문함으로써 한국 현대사의 정치적 갈등을 함께 기억하고 공존과 평화의 길을 함께 모색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들은 오전 7시 영남대에서 출발해 5·18국립묘지를 시작으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전일빌딩, 조선대학교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먼저 5·18국립묘지에 도착한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며 추모탑 앞에서 분향과 묵념, 참배를 한 뒤 박진우 5·18기념재단 오월학교 부장과 동행하며 민주묘지를 둘러봤다. 이들은 5·18민주묘지 참배 후 민족민주열사묘역(망월동 구묘역)으로 이동해 헌화했다. 

김 교수와 학생들은 참배를 마치고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전일빌딩, 옛 전남도청을 답사하며 80년 5월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이후 조선대학교로 이동한 이들은 조선대학교 학생들과 만나 ‘나에게 대구·광주란 각각 어떤 곳인가?’, ‘5·18에 대한 단상’ 등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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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학교 학생들이 조선대 학생들과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이혜인 학생은 대구를 ‘박정희와 연관된 도시’라고 설명했다. 대구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경상도에서 자랐다는 그는 “영남대에는 새마을학과가 있을 정도로 대구는 전 대통령인 박정희에 대해 관대하다”며 “또 대구는 대구경북의 정치적 뿌리다”고 말했다.

 “80년 5월 당시 광주 상황이 많이 혼란스러웠을텐데 광주 시민이 하나로 뜻을 모아 고난을 헤쳐 나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자치공동체정신’은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충청도에서 나고 자랐지만 군 생활은 경상도에서 했고 대학은 광주에서 다니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조선대 정외과 서중기 학생은 “윗 세대에서는 지역감정이 있는 걸로 안다”며 “하지만 지금 청년들은 지역감정으로 갈등을 빚거나 다투는 쟁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영호남이 아닌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구도로 나아가야 한다. 영호남이 교류하며 화합할 때”라고 덧붙였다.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각자의 의견들을 나누었다. 

영남대 화학공학부 김민지 학생은 “이번이 광주 첫 방문인데 광주 하면 맛있는 음식과 5·18, 지역감정 등이 떠오른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5·18이 더욱 피부에 와 닿에 아픔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남대 정외과 오세준 학생은 “지금까지 5·18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 또는 서사를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부끄럽다”며 “오늘을 계기로 5·18을 깊이있게 알게 됐다”고 전했다.

학생들 간의 교류 시간은 김문주 교수와 지병근 교수 등의 정리로 마무리 됐다.

김문주 영남대 국문과 교수는 “광주-대구 간 물리적인 거리는 멀지 않지만 정서적, 심리적으로는 굉장히 거리가 멀다”며 “영남대 학생들이 광주를 좀더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며 왜곡된 이해를 교정하고 이들의 마음에 소통의 씨앗이 뿌려졌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병근 법사회대학장은 “대구에서부터 광주까지 긴 여정에 참여해 주신 영남대 학생들에 감사하다”며 “양 대학 학생들은 매우 다른 정치적 환경에서 성장하였기에 상호 오해하는 부분들도 많을 수 있다. 앞으로 학생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 서로를 이해하고 어른들이 못했던 동서 화합의 계기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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