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들의 '밥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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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조폭들의 '밥 고문'

"덩치를 키워라" 하루 자장면 5그릇…돼지비계 먹인 뒤 잠재워
 
폭력 조직의 실생활이 23일 방송된 MBC `현장기록 형사`를 통해 소개됐다.
이날 방송은 지난 2001년 부산 지역 유흥가 일대에서 폭력을 휘둘러온 ‘동방파’ 검거 과정을 재연하며 폭력 조직의 실상을 공개했다. 방송이 소개한 그들의 생활은 영화에서 봤던 화려함이나 의리는 찾을 수 없었다.

방송에 따르면 폭력조직들은 중ㆍ고등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짱’이나 ‘일진’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며 유대 관계를 맺는다. 또 다른 조직원으로 유입하려는 것이다.

조직에 선택이 되면 철저한 합숙 훈련을 받게 된다. 단기간에 살을 찌우고 조직폭력배들의 말투와 행동요령을 읽히는 것이다. 특히 현직 형사가 전하는 살찌우기 과정은 마치 우리에서 사육당하는 가축과 다름없었다.

“자장면을 다섯 그릇 이상, 만두 이런 거 먹고 그 다음에 돼지비계만 사다가 푹 끓여서 강제로 먹인 다음 문을 꼭 잠근 채 세 시간씩 재운다.”

만일 밥을 더 이상 먹을 수 없으면 콜라나 우유에 말아 억지로 먹인다. 일종의 밥고문이다. 이를 통해 무려 30kg 이상 찌울 수 있다고 전직 조직폭력배는 전했다. 이 모든 과정이 살을 찌워 덩치로 상대방에게 겁을 주려는 일명 ‘덩치처세’를 위한 것이다.

합숙 훈련을 마치면 그들에겐 가난한 밑바닥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형님’들이 하는 모든 일에 수발을 들지만 주머니엔 일이만원이 없어 막노동이나 대리운전을 하는 조직원도 있다는 것.

큰 이권에 개입하더라도 대부분 윗선에서 돈을 가로채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형사는 “수괴급들의 돈 욕심 때문에 결국은 조직이 와해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큰 사건이 터져 형사들에게 꼬리가 잡히면 중간급 두목들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자수하도록 권유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의리를 내새워 뒤를 봐주지도 않는다. 이용만 한 채 철저히 버리는 것이다.

동방파 사건을 수사했던 한 형사는 “영화나 드라마 등 겉에 나오는 외형적인 면을 진실인줄 알고 청소년들이 조폭 환상 가지고 조직 폭력배가 되면 모든 것을 다 가지는 줄 안다”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조직 폭력의 어두운 실상을 전했다.

한편 동방파 검거 당시 고등학생 7명이 끼어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들은 모두 불구속 처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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