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 "꿈의 무대를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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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 "꿈의 무대를 접수한다"

지난 23일 밤 버팔로 바이슨스와 입단 계약

포기하지 않는 꿈은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안온한 현재를 버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선택하는 것일지라도 꿈을 향한 도전은 아름답다.

프로야구계의 ‘풍운아’ 최향남(34)이 꿈을 향해 의미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더 넓은 세상에 나가보겠다”고 외치며 끈질기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한 그가 마침내 미국무대에 발을 디디게 됐다.

최향남은 지난 23일 밤 서울에서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인 버팔로 바이슨스와 입단 계약했다.

계약 조건은 사이닝보너스·연봉 합쳐 10만달러(1억원 상당)로 초라하다.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희망’은 살아 있다.

내년 2월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클리블랜드 팀 스프링캠프 초청을 약속받은 상태라 그곳에서 눈에 띄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물론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

이상훈·구대성에 이어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는 3번째 미국 진출.

일본을 거치지 않고 바로 나선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러나 최향남은 앞선 ‘국내 에이스급’들과 달랐다. 1990년 5백만원짜리 연습생으로 해태에 입단한 뒤 7년간 단 1승만 거두고 LG로 옮겨 98년 12승을 따내며 몇 해 반짝했다 어깨 부상 탓에 2003년 방출되는 쓴맛을 봤다.

이어 대만 진출을 꾀하는 등 곡절 끝에 지난해 친정팀 기아에 복귀한 그는 2승1패(방어율 3.57)를 기록한 뒤 올 2월 홀로 미국에 건너가 트라이아웃에 참가, 팀을 찾았지만 답을 얻지 못해 시즌초 기아에 재복귀했다.

연봉 7천만원의 ‘괜찮은’ 대우.

하지만 그는 결코 꿈을 접지 않았고 시즌후 기아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또다시 도전에 나선 끝에 값진 결실을 봤다.

전성기를 보낸 30대 중반의 적잖은 나이. 도전이라기보다는 모험에 가깝다.

그래도 용기만큼은 어느 누구 못지않다고 자부한다.

최향남은 “좋은 조건도 아니고, 주위 반대도 많지만 큰 무대에서 가슴 뛰는 야구를 하고픈 꿈을 이뤄 너무나 기쁘다”면서 “자신감을 무기로 미국 무대에 적응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이제는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아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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