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대 캠퍼스 내 도토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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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광주교대 캠퍼스 내 도토리 전쟁

야생 열매 채취 금지 … 주민들과 마찰 '진풍경'

광주교육대학이 캠퍼스 내에서 도토리 등 야생 열매를 채취하는 것을 금지해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도토리를 놓고 마찰을 거듭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광주교대에 따르면 캠퍼스 5만여평 중 3만평에서는 은행나무ㆍ도토리ㆍ상수리 나무 등이 우거져 있어 다람쥐, 새 등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해마다 가을철이 되면 캠퍼스에서 은행이나 도토리 등을 비닐봉지 가득 주워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교수들과 학생 등 지난달 초 회의를 갖고 주민들의 도토리 채취를 전면 금지키로 했다.

이같은 결정은 '캠퍼스 내에 있는 다람쥐나 새 등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야생열매가 있어야 하지만 주민들이 모두 주워가는 바람에 먹이난에 봉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도서관 인근 테니스 코트장이나 동산에 '도토리를 따가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나 푯말 등을 설치했다.

학교 측은 또 숲 입구에 출입금지 줄을 설치하고 도토리를 따가는 얌체 주민들(?)을 절도범으로 신고하기로 했다.

학교 측의 강경대응에 불구하고 인근 주민들은 은행이나 도토리를 채취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학생들과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광주 북부서는 이날 도토리 채취를 제지하다 몸싸움을 벌인 학생 임모씨(22)와 인근 주민 박모씨(48ㆍ여)를 폭력행위 등 위반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임씨는 지난 19일 오후 1시께 북구 풍향동 교육대 내 테니스장 뒷길에서 도토리를 줬던 주민 박씨에게 '야생동물을 위해 도토리를 채취하지 말라'고 말하고 서로 몸싸움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이 교수나 학생들은 '다람쥐 등 야생동물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도토리가 필요하다'고 주민들은 설득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건강을 위해서, 재미삼아' 등 각종 핑계를 대고 여전히 야생열매를 채취하고 있다.

한편 광주시나 국립공원관리공단 등도 지난달부터 '등산객들이 다람쥐 등 야생 동물의 먹이인 도토리와 상수리 등 열매를 따가는 것'를 지도. 단속하고 있고 적발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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