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강의를 기업에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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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대학강의를 기업에 맞춘다’

천안-아산 탕정단지… 학과도 교과과정도 ‘바꿔바꿔’
 
《19일 오전 충남 아산시의 선문대 신소재과학과와 전자공학부 등 디스플레이 관련 학과 학생 16명이 12월 9일까지의 일정으로 캐나다 어학연수를 떠났다. 삼성전자 등이 요구하는 토익 점수를 따기 위해서다. 아산시의 호서대 디스플레이공학부 학생들은 같은 이유로 방과 후 2시간씩 영어 과외를 받고 있다. 이 지역 대학 학생들은 ‘삼성 고시생’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어학 등 공부에 열심이다.》

삼성전자가 아산시 탕정면에 자리 잡은 뒤 ‘탕정 크리스털 밸리’를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산업의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을 밝힌 뒤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 소재 대학들은 전에 없이 바빠졌다. 이들 학교는 학생들의 ‘100% 취업’을 위해 기업의 요구대로 학과를 개편하고 교과과정을 바꾸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천안시와 아산시의 선문대 순천향대 호서대 단국대(천안캠퍼스) 한국기술교육대는 ‘디스플레이 5총사’다. 이들 대학의 학생 모집 홍보문구도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산업단지의 중심 대학’ 등이 등장했다.


호서대는 디스플레이공학부를 신설해 올해 3월 첫 신입생을 받았다. 물리과를 광전자디스플레이학과로 개편하고 디지털디스플레이학과를 신설해 학부를 만든 것.

선문대는 올해 입학한 전자공학부와 신소재과학과 학생의 경우 디스플레이 연계전공을 의무화했다. 전공과목 이외에 디스플레이 관련 과목 36학점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정보디스플레이 학위를 하나 더 수여한다.

호서대 설용태(설龍泰) 디스플레이공학과 교수는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 인사담당자 등에게 연락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파악한 뒤 교과과정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목표는 ‘삼성 취업’= 이들 5개 대학의 디스플레이 관련 학과 학생의 취업률은 70% 안팎으로 여타 학과에 비해 높다.

순천향대 김창교(金昌敎) 산업협력단장은 “산학공간을 마련하는 등 여러 가지 지원책을 통해 디스플레이 관련 학과 학생들의 100% 취업, 특히 삼성 취업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아산(탕정)과 천안 지역에는 삼성코닝정밀유리, 삼성코닝, S-LCD, 삼성SDI 등을 포함해 60여 개의 디스플레이 산업체가 밀집해 있다. 현재 3만여 명(삼성계열 1만여 명)인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 인력은 2010년까지 8만∼9만 명(삼성계열 2만5000여 명)으로 늘어날 전망.

지역 대학들은 이 가운데 20%가량이 4년제 대학 졸업생 몫이라고 보고 있다.

기업들도 인턴 과정을 거쳐 채용하는 등 호의적이다. 6월 선문대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산업의 현재와 미래’ 워크숍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간부 5명이 연사로 나섰다.

이날 강사로 참석한 삼성SDI 이원주(李源周) 부장은 “기업이 위치한 지역 학생이라는 이유로 선발할 수는 없지만 지역 대학들이 유능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어 요건만 맞으면 적극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display) 산업:

TV, 컴퓨터, 휴대전화 등의 화면이나 모니터 등으로 쓰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만드는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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