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들의 정원 '앙코르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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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神들의 정원 '앙코르와트'

장엄한 역사가 숨쉬는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예술성ㆍ규모에 탄성 절로

앙코르의 저주는 끝났을까. 앙코르와트는 이제 저주의 사원이 아니라 축복의 사원이며 캄보디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영원한 등불로까지 비춰진다. 캄보디아 여행길은 앙코르와트에서 시작해 앙코르와트에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국을 위해 받는 20달러짜리 비자에도 공항에 걸려 있는 국기에도 앙코르와트가 있다.

입국 심사를 하는 무뚝뚝한 관료의 제복에서도 앙코르와트를 볼 수 있다. 지폐에서도 앙코르와트를 만난다. 이제 씨엠립 비행기 동체에도 앙코르와트를 그려 넣었다. 어디를 가든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다. 멍청한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나라에 마지막 남은 희망이 바로 저주받은 사원, 앙코르와트사원인 셈이다. 크메르 사람들의 600년간 저주가 축복으로 바뀌고 있는 요즘 앙코르와트는 마야조각공원에 버금가는 신비로운 역사 유적지로 남아 있다.

#앙코르와트(Angkor Wat)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위대한 건축물 중 하나

앙코르와트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그 탄생동기와 건축과정은 아직도 '신비' 그 자체다. 앙코르와트를 처음 방문한 사람은 그 규모와 자태에 터질 듯한 감동을 느낀다. 전신을 가다듬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앙코르와트에 담겨 있는 신화적 비밀을 깨닫고 절망에 가까운 탄성을 내뱉게 된다.

앙코르와트는 시대를 거쳐온 여파로 경제는 아시아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아픈 역사의 상처를 딛고 앙코르 왕국의 재림을 위해 꿈틀거리는 나라, 그것이 캄보디아의 현주소다. 캄보디아에 있는 앙코르 유적지는 예술성과 웅장미에 있어 고대 그리스 신전과 로마의 콜로세움을 능가한다.

온 정글을 뒤흔드는 원숭이의 울부짖음이나 새들의 지저귐이 앙코르의 구석구석에 그윽하다. 연간 50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한다. 캄보디아를 방문하는 수많은 사람이 앙코르와트 자체만을 보러 온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캄보디아인의 자긍심이자 등불

이처럼 앙코르와트는 단순한 관광지 차원을 넘어 캄보디아인에게는 조상이 누렸던 찬란한 영화를 보여준다. 그래서 자신들도 언젠가는 잘 살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준다. 곧 등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캄보디아가 앙코르와트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여러 곳에서 알 수 있다. 캄보디아에서 사용하는 화폐 '리엘'과 30년 전 생산하기 시작한 맥주 상표에도 '앙코르비어'란 이름을 붙였다.

앙코르와트가 이토록 유명세를 타게 된 데는 세밀한 조각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웅장한 규모가 한몫 거든다. 동서로 약 1500m, 남북으로 약 1300m, 높이 65m의 중앙탑을 중심으로 지어진 웅장한 석조 건물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 사원의 건축양식은 인도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건물의 형태나 석조 장식 등에서는 그들만의 앙코르 특유의 기법을 보이고 있다. 특히 760m에 이르는 회랑 벽의 부조, 제2회랑 안의 돌로 조성한 우물, 제3회랑 내부의 화려한 십자형 수랑과 탑 등은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한 구조물로 평가받는다.

조형물로는 하늘의 무희 '아프살라', 여러 개의 머리를 부채처럼 치켜든 큰 뱀, 창문이나 기둥의 장식과 조각 등이 있다. 사원에는 벽화, 조각 등 불교미술품이 가득 차 있어 사원 전체가 불교미술의 보고다. 입면 구성의 기술은 크메르 예술의 압권으로 전해진다.

제2회랑과 제3회랑의 네 귀퉁이에 있는 포탄형의 탑은 중앙사원의 탑과 함께 이등변삼각형의 입면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런 기하학적 구성은 힌두교 사회의 계급제도와 인도 부다가야 오탑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해진다.

#관세음보살 사면불 힌두교 우주관 담보

앙코르와트는 수리야바르만 2세 때 건설됐다. 힌두교의 우주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래서 걸작이다. 또다른 유적 앙코르 톰은 자야바르만 7세가 조성한 앙코르 왕국의 마지막 수도다. 도시의 중심은 바이욘이다. 54개의 탑에 새겨진 관세음보살의 사면불(四面佛)이 200개를 넘는다.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향하고 있어 더욱 놀랍다. 영화 '툼 레이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유적지에서 북동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반티아이 스레이는 라젠드라바르만 2세(재위 944~968년)가 다스리던 시기에 귀족이 세운 힌두교 사원도 찾아볼 만하다. 지붕과 회랑마다 새겨진 부조는 앙코르의 수많은 유적 중 최고로 꼽힌다. 특히 중앙 사당에 조각된 풍만한 가슴의 테바다 여신상이 관심을 끈다.

[여행메모]

최근 캄보디아 관광객은 두 배 정도 급증했다. 탑승률이 4월 91.5%, 5월 87.9%를 기록하는 등 좌석난을 보일 정도다. 이에 정부가 나섰다. 건설교통부는 얼마 전 열린 한국ㆍ캄보디아 항공회담에서 양국 간 운항 횟수를 배로 늘리고 항공운임도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인천을 떠나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향하는 노선 출발 요일이 기존 월ㆍ금요일에서, 월ㆍ목ㆍ금요일로 확대된 상태다. 자유여행사(www.freedom.co.kr)는 마카오항공의 인천~씨엠립 전세기 운항을 계기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마카오 5일(49만9000원)'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킬링필드, 마카오 6일(59만9000원)' 상품을 판매한다. 앙코르와트 등 유서 깊은 유적을 둘러보고 캄보디아에 귀족이 세운 힌두사원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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