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는 내 노래인생의 새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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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휠체어는 내 노래인생의 새희망"

5년 만에 컴백한 클론 "윤도현의…"에서 휠체어 댄스
 
어두운 무대 위에서 휠체어의 은빛 바퀴는 유난히 반짝였다.

휠체어에 앉은 강 원래(37)의 얼굴에서도, 그 옆에 선 21년지기 구준엽(37)의 얼굴에서도 빛이 났다.

5년 만에 무대 위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5일 오후 KBS 신관 '윤도현의 러브레터' 클론의 컴백 무대. 먼저 구준엽이 백 댄서를 거느리고 나타나 '초련'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무대 뒤편에서 휠체 어를 탄 강원래가 아래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2000년 오토바이 사고로 가 슴 아래를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된 장애인 가수로 첫 데뷔다.

노래는 '월드컵 송' '쿵따리샤바라' 등 흥겨운 히트곡으로 이어졌고 객석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 휠체어에 앉은 강원래는 한 팔로 중심을 잡고 다른 한 팔로는 구준엽과 똑같 은 춤 동작을 보여주었다.

예전 그대로 객석을 압도하는 꽉 찬 무대였다.

하지만 클론은 단지 과거를 그대로 되돌리려 하지 않았다.

강원래-김송 부부의 변함없는 사랑을 노래한 5집 타이틀 곡 '내 사랑 송이'를 부르는 클론은 확실 히 예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무엇보다 백 댄서들까지 모두 휠체어를 타고 춤을 춘다.

팔힘에만 의지해야 하고 자칫 실수나 부상 가능성도 높은 강원래가 다소 정적이고 단순한 동작들을 하는 동안 구준엽은 휠체어 앞바퀴를 번쩍 들어올리 고 이리저리 방향을 틀며 동적인 동작들을 대비시킨다.

예전에는 격한 춤을 추 느라 립싱크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라이브로 노래한다.

휠체어는 새 음반의 컨셉트다.

하지만 흔히 생각하듯 장애의 상징은 아니다.

강원래는 "휠체어가 그냥 불편할 때 타는 수단,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탈 것 으로 받아들여 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휠체어를 마치 놀이 기구처럼 즐겁게 타고 춤을 춘다.

물론 한 달 반 동안 하루 200번 이상 넘어지 면서 몸에 익힌 솜씨다.

하지만 지난 5년을 생각하면 힘들 것도 없다.

사고 후 한동안 TV에서 노랫소리 만 나와도 채널을 돌려버리고 2002년 월드컵 주제가도 거절할 정도로 분노와 절망에 사로잡혀 있던 강원래였다.

3년이 지나 처음 클럽을 찾았을 때, 무대 위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춤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누구보다 멋있는 클론이 되자 결심했다.

지금은 순위프로 1위를 욕심낼 정도로 의욕이 넘친다.

한국 못지않게 인기를 얻었던 대만도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댄스 듀오니까 다시 사람들을 뒤집어 줘야죠"라며 하하 웃는다.

콘서트도 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주제가도 꼭 부 르기로 했다.

이날 방청객들이 보내준 열렬한 박수와 환호는 두 사람에게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지원군인 셈이다.

클론이 출연하는 '윤도현의 러브 레터'는 8일 밤 12시 1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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