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환율하락 원인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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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초점> 환율하락 원인과 전망

약달러.'엄청난 물량'에 당국의 '힘' 불신 겹쳐 1천50원까지 하락 전망도 경쟁국 환율 동반하락으로 수출은 영향 별무 분석 수입물가 하락으로 내수회복에 도움 전망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고준구기자= 지난주 외환당국의 강도높은 개입으로 간 신히 급락세를 멈췄던 환율이 급기야 15일 외환시장 개장 직후 1천100원도 붕괴됐다.

종가기준으로 환율이 1천10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7년11월24일 이후 처음이 어서 외환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엄청난 물량' 막는데 한계 노출

환율이 급락한 것은 엄청난 달러 물량이 쌓여있기 때문으로 지난주 외환당국의 강한 개입으로 잠시 하락세가 멈췄으나 더 이상 약발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주 당국이 1천110원선을 지키기 위해 구두개입을 한데 이어 수십억달 러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하락한 것은 시장이 `당국의 힘'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대변해 주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지난주 외환당국이 이틀간 개입해 환율을 방어했지만 3일째 하락세로 마감한게 좋지 않은 신호였다"면서 "당국이 개입해도 방어하기가 힘들다는 게 시장에 확인된 셈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수출대금 물량 유입 등으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환율이 급격 하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 언제까지 하락이 계속될지 전망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엔/달러 급락이 주요인

원/달러 환율의 급락은 넘쳐나는 달러 물량도 원인이지만 달러약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날 오전 엔/달러 환율은 105엔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105엔 밑으로 떨어질 조 짐마저 엿보였으며 오전 10시55분 현재 105.3엔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하는 한 원/달러 환율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이 시장의 분위기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위원 "미국이 쌍둥이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달러 약세 기조를 계속할 것으로 보여 환율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무 역수지 적자의 40%가 동아시아 4개국에서 발생하고 있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 지역 의 통화에 대해서는 철저히 관리하고 통상압력도 높여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천50원까지 떨어질 수도"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의 개입여력이 크지 않아 당분간 하락이 계속될 것으 로 내다봤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국이 개입하지 않으면 계속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 조인데 당국이 개입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게 문제"라면서 "1천80원까지도 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도 "그동안 정부가 개입해 환율을 떠받쳐왔으나 시장에서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이어지면서 달러공급이 늘어 환율이 하락했다"면서 당 국이 시장과 맞서기에는 다소 힘든 상황이어서 1천80원정도까지는 떨어질 것으로 본 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당국의 힘이 소진됐다는 것이 시장에서 확인돼 더 많은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1천50원~1천70원까지 떨어질 것 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내수 회복에 긍정적인 효과 있을 수도"

환율 하락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론과 부정론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금융연구원의 박해식 연구위원은 "환율이 하락하면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이 있을 수도 있는 반면 수입물가 하락으로 국내 물가도 내리고 실질 소득은 증가해 소비가 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긍정적인 측면에 더 비중을 뒀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경쟁국인 일본과 대만 등의 통화가치도 같이 상승하 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은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수입물 가가 낮아져 내수회복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 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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