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문전박대' 전공노 산개(散開)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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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학마다 문전박대' 전공노 산개(散開)투쟁

경찰과 `숨바꼭질'..철도파업처럼 `문자메시지' 지침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15일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 전국공무원노조(전공 노)가 정부의 원천봉쇄로 서울 시내 대학 곳곳을 옮겨다니는 게릴라식 산개투쟁을 벌이면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전공노는 14일 밤 서울대에서 대규모 총파업 전야제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경찰 이 길목을 차단하자 갑자기 집회장소를 연세대 노천극장으로 바꿔 집결했다.

장소를 급하게 변경하다 보니 무대를 마련하지 못한 것은 물론 조명시설도 미처 준비하지 못해 조합원 수천 명은 손전등으로 불을 비추며 도시락을 먹는 장면이 연 출됐다.

전공노는 "경찰이 15일 새벽 급습할 것"이라고 알려지자 전야제를 시작한 지 2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이곳 저곳으로 흩어져 숙소를 각자 마련했다.

이들은 15일 오전 한양대에 집결, 총파업 결의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경찰의 검거망이 좁혀지자 순식간에 뿔뿔이 흩어졌다.

학교에서 빠져나간 뒤 이들은 건국대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으나 경찰이 첩보를 입수, 경찰력을 배치하려고 하자 이를 바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노가 이처럼 파업을 진행하며 집회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 법당국의 검거활동과 집회 원천봉쇄 등 정부의 대응이 `예상 밖으로' 강도 높게 진 행되고 있는 데다 집회장소로 쓰이는 대학들이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한양대는 전공노 조합원 500여명이 모이고 기자회견까지 열자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하기도 하는 등 반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공노는 비상 연락망을 동원, 문자메시지를 통해 `○시 XXX대학으로 집결', ` 경찰 급습, 산개하여 대기' 등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지침을 신속히 내려보내고 있 다.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산개투쟁은 지난해 7월 철도노조가 일사불란하게 산개 총파업을 벌였을 때 쏠쏠히 효과를 본 방법이다.

전공노 관계자는 "갑자기 투쟁 대오가 학내로 진입하면 당연히 대학 측이 환영 하는 입장은 아니다"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때문에 산개투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 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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