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버스기사 숙소에 몰래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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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장흥 버스기사 숙소에 몰래카메라

심부름센터 통해 설치...인권침해 논란 일어

 전남 장흥의 한 군내버스 기사 숙소에서 몰래카메라가 잇따라 발견돼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몰래카메라가 심부름센터를 통해 설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심부름센터의 사생활 침해 행위도 다시금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남 장흥교통과 이 회사 노조 등에 따르면 7일 오후 11시45분께 장흥군 대덕읍 응암리 장흥교통 기사숙소내 TV안에서 초소형 몰래카메라 1대가 발견됐다.

 이어 이튿날 오전 0시40분께 또다른 숙소인 대덕읍 분토리 분토마을회관과 회진면 진목리 삭금마을내 숙소 등 2곳에서도 같은 형태의 TV용 몰래카메라 2대가 연이어 발견됐다.

 노조측은 또 이들 숙소로부터 30여m 떨어진 곳에서 송ㆍ수신장치 3대를 발견, 이 중 1대는 즉각 철거했으나, 2대는 누군가에 의해 이미 뜯겨진 상태였다.

 몰래카메라는 좁쌀모양의 지름 1cm가량되는 초소형 카메라렌즈였으며, 콘트롤박스 형태의 수신장치에는 녹화테이프까지 담겨 있었다.

 이에 따라 장흥교통 소속 기사들은 8일 오전 안준성 전 노조위원장(37)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긴급회의를 가진 데 이어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의 논의를 거쳐 조만간 정식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안 위원장은 "20여일 전부터 '회사측이 몰래카메라를 설치, 노조원을 감시하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며 "설마했는데, 직접 몰래카메라를 발견하고 보니 황당하고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힐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임단협에 대한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와 편법감차로 생긴 갈등, 이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법행위를 애써 감추고, 직원들의 약점은 들춰내려는 사측의 그릇된 사고가 결국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낳고 말았다"고 반발했다.

 이에 회사측 관계자는 "최근 버스요금이 8%가량 인상됐음에도, 수익금엔 변화가 없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게 됐다"며 "실제 기사들이 돈통에서 수익금을 훔쳐가는 일이 4건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어 "공금인 운행수익금을 훔쳐가는 절도 예방차원에서 CC(폐쇄회로)-TV를 설치한 것"이라며 인권침해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 불법장비가 심부름센터를 통해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돈이면 뭐든 한다'는 일부 심부름센터의 폐해가 또다시 논란거리로 떠오을 전망이다.

 한편 경찰은 신고내용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파악중이며, 사생활 보호법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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