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공화국' 옥에 티 화제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

'제5공화국' 옥에 티 화제

'그때 그여자'는 성동구에 살았다

“수도방위사령부 구호는 ‘충성’이 아니라 ‘선봉’ 아닌가요?”, “군계급 소장의 한자 표시는 ‘小將’이 아니라 ‘少將’이잖아요….”

23일 밤 첫 방송을 탄 MBC ‘제5공화국’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당시 핵심 인물을 어떻게 묘사하는가 하는 정치적인 시선이 아니라, 시시콜콜한 디테일(세부묘사)에 딴지를 걸어가며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첫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옥에 티’를 지적하는 글 수십건이 올라왔다. 시청자 변상일씨는 “극중 신재순씨가 각서를 쓰는 장면에서 주소를 서울 광진구라 썼는데 당시에는 성동구”라고 지적했고, 이종규씨는 “중앙정보부 청사가 나오는 장면에서 등장했던 ‘정보는 국력이다’ 슬로건은 당시엔 없었다”고 썼다. “장성용 자가용 번호판에는 별만 붙어 있는데 별판 아래에 서울 번호판이 적혀 있어 이상하다”는 글도 있었다.

사건 당시의 재판기록에나 나올 법한 사실까지 동원해 따지고(?) 있는 시청자도 있었다. 시청자 김문씨는 “1차 총격 후 김재규의 총(독일제7연발 32구경 월터 총번 159270)이 고장나 박선호 과장에게서 총을 교환(미제 38구경 리볼버 총번 j60168)해 다시 들어와 두 번째 확인 사살을 했다”며 총번까지 언급하며 ‘옥에 티’를 지적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사적 평가를 둘러싼 논란은 거의 없는 편. 첫회에서 다룬 10·26은 이미 재판기록과 실록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많이 밝혀져 있기 때문. ‘그때 그 사람들’(감독 임상수)에서 논란이 됐던 심수봉이 ‘엔카’를 부르는 장면은 아예 등장하지 않고, 대신 ‘그때 그 사람’ ‘두만강’을 부른 것으로 처리하며 논란을 피해갔다.

‘제5공화국’은 앞으로 12·12군사쿠데타에 이어,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건, 명성사건, KAL기 피격, 아웅산 폭발, 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 부천서성고문사건, 금강산댐,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6·29선언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다룰 예정이어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제5공화국’ 첫회 시청률은 12.8%(AGB닐슨미디어리서치), 11.0%(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 동시간대 KBS1에서 방송된 ‘불멸의 이순신’이나 SBS ‘토지’, ‘그린로즈’가 20%를 넘은 것에 비하면 시청률의 ‘파괴력’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40대 남성시청자가 11.6%로 가장 높은 것은 ‘386 남성’들의 관심이 높았음을 증명하는 대목. 일부 시청자들은 “방영 시간대를 ‘불멸의 이순신’과 겹치지 않게 조정해 달라”는 주문을 내기도 했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