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잡는 벚꽃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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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발길 잡는 벚꽃 여행지"

벚꽃철이다. 해마다 3월 하순 제주에서 벚꽃이 시작되는데 올해는 꽃이 더디다. 벗꽃 축제로 유명한 진해는 축제를 시작한 날 꽃이 10%도 채 피지 않았다고 한다. 광주의 경우 지난해 4월1일 서구 상록회관 주위에 벚꽃이 피었으니 꽃시즌은 예년에 비해 열흘 정도 늦은 셈이다.
보통 설날이 1월에 있으면 꽃이 이르고, 2월에 있으면 꽃이 더디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기상이변이라고 할 정도로 늦었다. 하지만 날이 푸근하면 한꺼번에 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올해는 개화기를 꼭 꼬집어 말할 수 없다. 꽃여행을 떠날 때는 꼭 현지에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봄꽃 중에서도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벚꽃여행지다. 아름다운 벚꽃 여행지가 의외로 많다.


#영암 월출산
월출산 바로 아래에 앉은 영암은 벚꽃이 아름다운 곳이다. 목포에서 영암으로 이어지는 2번국도. 영암 학산면 독천에 이르면 벚꽃길(사진)이 열리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영암읍내 곳곳에 벚꽃이 보인다. 영암의 벚꽃길을 모두 합하면 약 25㎞ 정도나 된다고 한다. 이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은 읍내에 있는 꽃길이다. 일제때 심은 수령 70~80년 이상의 벚꽃길 1㎞가 펼쳐진다. 고목들은 사실 꽃이 많지는 않다. 꽃송이가 기둥을 가릴 정도로 수북하지는 않지만 검은 고목에 핀 꽃은 더 운치가 있다. 영암군청(061)470-2241


#금산 산벚
때로는 자연스러운 것이 더 아름답다. 벚나무도 마찬가지. 푸른 숲에 박혀 피는 산벚은 단박에 시선을 잡는다. 금산 서대산과 천태산 사이에 있는 군북면 보광리와 산안리 제원면 신안리는 산벚마을이다. 해마다 4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꽃이 핀다. 임도를 따라 가다보면 여기저기 박혀있는 화려한 산벚을 만날 수 있다. 꽃잎은 거리의 벚나무보다 약간 작다. 아이들 새끼 손톱만하다. 산벚은 군락을 이루며 피지 않고, 다른 나무들의 숲에서 피어난다. 진달래 틈새에서 자란 벚나무는 분홍과 초록이 대비를 이루고, 갈빛 느티나무와 함께 있으면 유독 흰 벚꽃이 돋보인다. 주변에는 20만평이나 되는 조팝나무 군락지도 있다. 신안리 신음산 국사봉 아래 신안사의 벚나무도 아름답다. 금산군청(041)750-2225


#서산 개심사
개심사 벚꽃은 국내에서 가장 벚꽃이 늦은 곳이다. 서울이 4월 중순 피는데 개심사는 석가탄신일(5월15일)에 핀다. 개심사 벚꽃은 다른 지방 벚꽃이 다 지고 난 다음에야 볼 수 있다. 개심사엔 벚꽃길이 따로 없다. 하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푸른 빛이 도는 청벚이 있다. 아름드리 청벚나무에서 피는 꽃은 다른 벚꽃보다 훨씬 크다. 벚꽃잎도 커서 10원짜리 동전만하다. 스님들은 절에 피는 벚꽃을 ‘피안앵’(彼岸櫻)이라고 했다. 벚꽃이 극락을 상징한다는 것. 그만큼 절과 어울린 벚꽃은 기품이 있다. 절도 아름답다. 구불구불한 소나무 숲길은 운치가 있다. 대웅전 기둥 역시 이리저리 휘어진 자연목을 그대로 써서 아름답다. 개심사(041)688-2256


#완주 송광사
흔히 송광사 하면 순천 승주 송광사만 떠올린다. 완주 송광사는 순천 송광사처럼 거대한 가람은 아니지만 절이 아름답다. 17세기에 세운 절이지만 보물 1243호 대웅전 등 보물 3점을 비롯, 문화재가 모두 12점에 달한다.
절 입구까지 약 2㎞의 꽃길에는 수령 50년 이상의 벚나무들이 늘어서있다. 전주와 완주 인근에서는 알음알음으로 많이 다녀가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호젓한 꽃여행을 즐길 수 있다. 주변에 위봉산성 등 유적지도 많아 연계해 찾을 만하다. 송광사(063)243-8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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