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몸꽝? 이 몸매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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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여성> 몸꽝? 이 몸매가 어때서!

내달 '빅 우먼 패션쇼' 서는 빅 모델들… 20대1 경쟁뚫고 당당히 뽑혀
"70㎏ 넘어도 남자친구 줄줄… 몸을 사랑하는 배짱이 중요"

마침내 ‘꿈’을 이뤘다. 만인들이 보는 무대에 올라 나만의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큰 옷 전문 인터넷 쇼핑몰을 누벼야 하는 여성들! 사람들은 의심스런 눈길로 물을 것이다. “그 몸매로?” 하지만 당당하다. “이 몸매가 어때서요? 우린 ‘미스 코리아’가 아니라 ‘미즈 빅 우먼(Ms Big Woman)’입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 김수자(29)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양미경(27·법무회계 직원), 김설희(24·간호사), 홍은진(24·KTF 직원), 강영희(19·동서울대 학생)씨도 가슴 두근거리긴 마찬가지. 4월 9일 서울 삼성동 한국패션섬유센터에서 열리는 ‘빅 우먼 패션쇼’ 때문이다.

빅 우먼 패션쇼는 여성주의 공연기획자들과 이태원에서 ‘큰 옷’만 만드는 디자이너들이 의기투합해 기획했다. “아름다움의 기준을 바꿔보고 싶다”는 것이 기획자 박진창아씨의 설명. 반응은 엄청났다. 20명 선발에 400명이 몰렸고, 최종면접까지 경쟁이 치열했다.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둔하고, 성격 나쁘고, 그래서 매력없다고 생각하지요. 그 편견을 깨뜨린다는 게 통쾌했어요.”(강영희)

경쟁을 뚫은 비결은 자신감이었다. 유도선수 출신인 설희씨 콧대는 하늘을 찌른다. “뚱뚱하면 남자친구가 안 생긴다고요?”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그는 연애박사. “날씬하고 뚱뚱한 게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을 얼만큼 사랑하느냐가 아름다움의 관건”이라고 설희씨는 잘라 말했다.

178㎝의 키 때문에 사춘기 시절엔 바깥 출입을 거의 안 했다는 은진씨도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생각을 바꿨다. “남들의 시선 때문에 움츠러들다가는 인생이 엉망이 되겠더라고요. 얼마나 부러우면 당신들이 날 올려다보겠냐 하는 배짱으로 거리를 활보하지요.” 별명이 ‘패션 짱’인 미경씨는 “통통한 몸매일수록 멋내기에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귀띔했다.

처음엔 망설인 것도 사실이다. “민망하게 그런 데를 얼굴 들고 나가냐”며 엄마들은 바짓가랑이를 붙들었고, 오빠와 남동생들은 “뚱땡이 패션쇼에 나가 집안망신시키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래서 큰소리쳤어요. 집안 망신인지, 영광인지는 그날 와서 보라고요.”(김수자)

■ 빅 모델이 권하는 ‘통큰 여자 멋내기 비법’

▲살집을 옷으로 다 가리려고 하면 몸집이 커보인다. 숨길 곳, 노출할 곳(목이나 종아리, 팔 등)을 선택해 시선을 분산시킨다.

▲바지보다는 스커트가 멋내기에 좋다. 롱 스커트나 무릎을 덮는 어정쩡한 치마는 촌스럽다. 무릎이 살짝 보이는 스커트가 예쁘다.

▲어두운 색깔의 옷이 날씬해보인다고? 오히려 칙칙하다. 검정색 옷을 입어도 튀는 색깔의 액세서리나 스카프로 포인트를 준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는 금물이지만, 그렇다고 쇼트커트가 능사는 아니다. 살짝 웨이브를 살린 상태에서 묶기가 가능한 길이라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토시, 망사 스타킹 같은 소품도 적극 활용하자. 날렵한 하이힐, 못 신을 이유가 없다.

사진- 아이 둘 키우는 엄마이지만 귀여운 분위기로 연출하길 좋아하는 김수자씨(왼쪽에서 두번째), 김설희씨(오른쪽 끝)는 큰 키와 상대적으로 작고 예쁜 얼굴이 돋보이는 스타일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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