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한장에 통장 30개가 '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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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카드 한장에 통장 30개가 '쏘~옥'

카드로 된 '전자통장' 인기
예금·적금·대출… '전자통장'에 통합
은행서 시간 줄이고 현금카드로도 써

중소 IT기업 사장 최정환(38)씨는 지난해 말 ‘전자통장’을 개설한 뒤부터 은행 이용시간이 부쩍 줄었다. 전자통장 전용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면 30분씩 걸리던 은행 창구 업무가 2~3분 만에 끝나기 때문이다.

전자통장이란 모양은 신용카드나 현금카드와 같지만, 보통예금·적금·대출 등 최대 30개의 통장 정보를 수록한 카드를 말한다. 현금카드 기능도 된다.

최정환씨는 “10개의 종이통장과 도장을 들고 다닐 때에 비해 분실 위험이 크게 줄고 관리도 편해졌다”고 말했다. 종이통장의 거래내역 기입란이 꽉차 3개월 만에 한 번씩 새로운 통장을 발급받던 불편도 이제는 옛날 일이 됐다.

또 보통의 신용카드·현금카드와 달리 자기띠(magnetic stripe) 대신 마이크로컴퓨터 칩에 정보를 내장하므로 불법 복제가 거의 방지되는 이점도 있다.

이 때문에 전자통장은 최씨처럼 많은 통장을 관리해야 하는 30~40대 중소기업주와 자영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해 11월부터 전자통장 서비스에 들어간 국민은행은 시행 4개월 만에 전자통장 발급 계좌수가 18만계좌를 돌파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이달 들어 하루 발행되는 1만9500개의 통장 중 23%가량인 4500개가 전자통장으로 발행될 정도로 기존 종이통장을 급속히 대체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올해 말까지 전자통장 계좌수를 80만계좌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교통카드 기능도 더해 카드 한 장만 휴대하면 대부분의 일상 금융 거래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전자통장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조흥은행은 다음달 초에 한 카드 안에 보통·적금·대출 통장 등 20개 통장이 들어가는 전자통장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은행은 타행 점포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은행마다 서로 다른 전자통장 서비스 시스템을 표준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전자통장 이용 고객은 20~40대가 주류이다. 지난 1월 말 국민은행의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자통장을 이용하는 고객은 30대가 4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34.1%), 40대(15.5%) 순이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전국 1200여개 점포에 평균 6~7대씩 총 8000여대의 전자통장 거래가 가능한 자동화기기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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