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힘!] 영국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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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치의 힘!] 영국BBC

화장품… 인체 해없는 천연 방부제로
식중독… 항생제 듣지않는 균에 특효
신약원료… 위염등 새 질병치료제 개발

김치에 들어 있는 유산균이 조류독감을 치료하고 식중독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와 제품들이 속속 나와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4일 본지가 지난 7일 단독 보도한 서울대 강사욱 교수 연구팀의 실험 결과를 인용, “한국의 김치 유산균 배양액이 조류독감 치료효과를 보였다는 실험 결과가 나와 ‘김치 특수(特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치가 과학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 방부제 대신하는 김치

김치를 얼굴에 바르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바이오벤처기업 ㈜콧데는 서울대 강사욱 교수팀과 함께 김치 유산균에서 각종 병원성 세균에 효과가 있는 항균(抗菌) 펩티드(단백질 조각)를 분리해냈다. 콧데는 항균 펩티드를 화장품의 방부제 대용품으로 개발, ‘세계 화장품 원료집’에 등재하고 상품명을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상태다.

이 회사 장동일 대표는 “유산균의 항균 펩티드는 기존 화학 방부제와 달리 인체에 해가 없어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콧데는 국내 화장품 제조사인 태평양과 상담 중인데 미국 유통업체로부터 수출 제의를 받아 연간 100억원 규모의 수출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식중독에도 특효약

항생제가 듣지 않는 식중독균에도 김치는 특효약이다. 바이오벤처기업 쎌바이오텍은 서울대 박재학 교수(수의학과)팀과 함께 김치 유산균 2종에서 기존 항생제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이질균과 식중독균을 골라 죽이는 항균 펩티드 ‘락토신 W’를 분리해냈다고 밝혔다. 쎌바이오텍은 이 물질에 대한 동물 실험을 끝내고, ‘국제식품미생물학저널’ 1월호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03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식품방부제 시장 규모는 3억달러에 이른다. 이 중 절반 정도가 웰빙 붐을 탄 천연 방부제. 회사측은 “항균 펩티드로 최소 연간 10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약의 보고(寶庫) 김치

김치에서 질병 치료용 신약도 개발되고 있다. 쎌바이오텍과 서울대 강사욱 교수팀은 김치 유산균에서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억제하는 항균 펩티드 ‘세이프락’을 찾아냈다. 쎌바이오텍은 최근 중국 제약사와 함께 세이프락으로 인체 임상시험을 실시, 위궤양·위염 치료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세이프락을 기능성식품 및 일반의약품으로 유럽시장에 내놓기 위해 국제 공동 임상 연구도 추진 중이다.

김치가 질병 예방약이 될 수도 있다. 서울대 천종식 교수(생명과학부)는 “유전자 분석법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5개사의 배추김치에 살고 있는 세균을 조사했더니 99% 이상이 유산균이었다. 질병 치료효과가 있는 특정 유산균을 김치 발효 초기에 넣어주면 김치 자체가 위염을 막고 식중독을 예방하는 기능성 식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 김치 유산균 연구 활발

김치 유산균 중에는 ‘코리아’, ‘김치’가 들어간 이름을 갖고 있는 것도 있다. 국내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조류독감 및 세균 퇴치효과가 밝혀진 ‘루코노스톡 김치아이’와 ‘락토바실러스 김치아이’, ‘바이젤라 코리엔시스’가 그것이다. 국내 연구자들은 김치 유산균의 질병 치료·예방효과 규명을 위해 게놈DNA를 분석하고 있다. 이미 루코노스톡 김치아이(서울대)와 루코노스톡 시트리윰(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게놈이 해독돼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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