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씁쓸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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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헌재 부총리 씁쓸한 퇴장

  “투기논란 국민경제에 도움안돼” 자진사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아온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사퇴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날 이 부총리가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고,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와 청와대 참모진에 후임 경제부총리 인선작업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이 부총리는 김경호(金璟浩) 재경부 공보관을 통해 공개한 ‘경제부총리 직을 사임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개인의 문제로 지금처럼 논란과 의혹이 이어지는 것은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간신히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민경제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임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부총리 직을 떠나면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와 처는 투기를 목적으로 부동산 매매를 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 “20여 년 전 집사람 소유 부동산을 등기하는 과정에서 편법 의혹이 일어난 데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2003년 10월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어떤 불법이나 편법 또는 이면거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이 부총리는 작년 2월 취임한 지 1년여 만에 부총리 직에서 물러났다.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이 부총리의 거취와 관련해 여러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청와대는 국민과 언론의 협조를 구한다고 밝혔었다”며 “그런 상황인데도 이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만큼 그 뜻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오늘 오전 11시 반경 김광림(金光琳) 재경부 차관이 직접 청와대를 찾아와 이 부총리의 사표를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전달했고 김 실장이 이를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후임 경제부총리에는 재경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康奉均) 열린우리당 의원, 한덕수(韓悳洙) 국무조정실장, 윤증현(尹增鉉) 금융감독위원장, 박봉흠(朴奉欽) 전 대통령정책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부총리 사퇴 직후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1,000 선이 무너지는 등 주식시장이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급격한 하락에 대한 반등 심리가 확산되면서 낙폭을 줄여 4일보다 5.46포인트(0.54%) 떨어진 1,007.5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종합지수도 지난 주말(4일)보다 6.58포인트(1.31%) 하락한 495.32로 마감해 거래일 기준으로 하루 만에 500선이 붕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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