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의 최고수 투자비법 일반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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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선물시장의 최고수 투자비법 일반공개

"8000만원으로 시작 9년간 1300억 벌어"
'여의도의 전설' 윤강로 KR투자 대표
"자산의 65%이상은 안전하게 운용해야"


▲ 국내 선물 시장의 대표적 큰손투자자인 윤강로 KR대표. 
국내 선물시장 최고수로 꼽히는 윤강로(48) KR투자 대표는 9년 전 8000만원으로 시작, 1300억원을 벌어들인 ‘여의도의 전설(傳說)’이다.

손해를 보지 않고 요리조리 잘도 피해 나간다는 뜻에서 ‘압구정미꾸라지’라는 별명으로 더욱 유명한 윤 대표는 그동안 공개석상에는 거의 나오지 않아 ‘얼굴 없는 큰손’으로 불렸다. 그런 그가 지난 23일 이례적으로 투자설명회를 주최, 일반 투자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한 해 평균 14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자신의 투자비법을 공개한 것이다.

"분초 단위로 돌아가는 주식시장이나 선물시장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독수리처럼 고집 부리지 말고 비둘기처럼 장세(주가흐름)에 순응해야 합니다. 내가 옳은 게 아니라 시장이 옳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는 거지요.”

윤 대표는 주가의 흐름을 예상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포지션 매매’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 다만 자신의 판단이 맞지 않는다 싶으면 다소간 손실을 보더라도 재빨리 빠져 나오는 결단력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윤 대표도 작년 하반기 이후 장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한 해 동안 무려 5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다행히 올 들어서는 두 달 만에 100억원을 벌어들여 작년 손실을 빠른 속도로 만회하고 있다.

윤 대표가 벌어들인 1300억원 중 남의 돈을 맡아 수익을 내준 3000억원과 작년과 올해 매매분을 제외하고 자신의 수중에 남아있는 돈은 600억원선이다. 윤 대표는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과 현금으로 운용하고, 150억~200억원선의 자금만 투자하고 있다. 작년 8월 이후 윤 대표가 대거 손실을 입으면서 압구정동 일대 은행가에는 예금인출 비상령이 걸렸었다는 후문이다.

윤 대표는 올해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1000선을 넘는 강세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등 악재가 있지만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고 강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기 때문에 비둘기가 모이 주워 먹듯 시장을 따라다니며 수익을 즐기라는 것. 그러나 어떤 순간에서도 자만하지 말고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투자자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산관리(money management)에 충실해야 합니다. 전체 자산 중 3분의 2는 현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으로 운용하고 3분의 1 범위까지만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어려서부터 동네 딱지를 모두 휩쓸어 1만5000장까지 따봤다는 윤 대표는 80년대 서울은행 펀드매니저로 주식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96년 국내 선물시장 개장 때부터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려왔다. 타고난 승부감각에,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주가를 분석하는 노력이 이뤄낸 실적이었다. 98년 서울은행을 나와 독립한 윤씨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대에서 선물투자 기법으로 특강을 하고, KR선물을 인수하는 등 제도권으로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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