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떠난날 별들도 밤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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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녀가 떠난날 별들도 밤새 울었다

 바다· 에릭·한석규 등 톱스타들 줄지어 조문 … 가족·지인 오열

 


▲ 바다의 화환이 놓여져 있는 이은주의 빈소.
 
분당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이은주의 빈소에는 사건의 충격성 때문인지 숨막히는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가족과 지인들의 통곡 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23일 오후 병원에 도착한 뒤 실신해 이은주의 매니저에게 업혀 나갔던 이은주의 어머니는 저녁 늦게 서야 정신을 추스린 뒤에도 계속 흐느끼다가 수 차례 실신과 깨어남을 반복했다. 그는 특히 이은주가 애지중지했던 것으로 보이는 갈색 곰인형을 화장실에 갈 때 마저 가슴에 품고 다니면서 딸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더욱 적셨다.

이은주의 오빠(28) 역시 여전히 동생의 자살 충격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 그는 상주로 문상객들을 맞는 와중에도 계속 오열을 터트려 빈소 분위기를 더욱 숙연하게 했다.

이은주의 지인들도 고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듯 망연자실해 하며 밤새 빈소를 지켰다.

이은주의 절친한 친구인 가수 바다는 이은주와 주고 받은 수십통 편지와 함께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 등을 상자에 담아 '이은주의 흔적'이라며 이은주 어머니에게 전했다. 바다는 얼마나 울었는 지 눈주위가 퉁퉁 부운 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지만, 주위에서 건강을 염려해 휴식을 취하라는 권유에도 묵묵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은주와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나눴던 가수 전인권도 이은주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 것을 미처 간파하지 못했다고 연신 자책하면서 탄식을 금치 못했다.

소식을 듣고 황급히 달려온 김정현은 빈소 입구에 쭈그려 앉은 채 한동안 오열했으며, 문상객 접객 장소에서도 고개만 숙인 채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밖에 이은주의 유작이 된 영화 '주홍글씨'에서 호흡을 맞췄던 한석규와 엄지원을 비롯해 안성기 박중훈 이병헌 에릭 안재욱 차태현 성현아 등 동료 연예인들도 밤늦게까지 빈소를 지키며 고인을 애도했다.

싸이더스픽쳐스 차승재 대표를 비롯해 LJ필름 이승재 대표, 팝콘필름 한성구 대표 등 이은주와 함께 작업했던 영화 제작자들도 속속 빈소에 도착했다.

이들은 삼삼 오오 모여 이은주와 작업할 당시를 회상하면서 재능있는 배우가 너무 일찍 간 것에 대해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 김소연 눈물의 편지


▲ 이은주의 빈소를 찾은 김소연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은주와 절친한 사이였던 김소연은 비보를 접한지 24시간이 지났지만, "믿을 수 없다"며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단짝친구를 떠나보내게 된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는 김소연은 전화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다음은 그녀와의 인터뷰 내용을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

바다 소개로 널 처음 봤을 때를 잊을 수가 없어.

3년전인가. 햇살 푸른 날, 환하게 웃고 있던 네 모습.

마음이 통하는 동갑내기 친구를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린 참 행복했지.

기억나니?

바다랑 같이 손잡고 가던 노래방. 웃고 떠들고 우리끼리 노래부르고.

그때 그랬잖아. 우리 SES 만들자고. 바다랑 나는 S고, 은주 넌 E라면서 우리끼리 막 웃었잖아.

중국 떠나기 전에 네가 그랬는데. "너 돌아오면 우리 꼭 같이 놀러가자"고 약속했는데. 같이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자고 약속했는데….

홀로 먼 길을 떠나는 은주야. 널 외롭게 해서 미안해. 네 짐, 덜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너와 했던 수많은 약속들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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