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문도 ‘지면’에서 ‘화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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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미국 신문도 ‘지면’에서 ‘화면’으로




인터넷·케이블TV 등 거센 도전에
‘발행부수→수익→질’ 하락 악순환
온라인·무가지 등 새길 찾아 분주

케이블텔레비전, 인터넷, 라디오 등의 도전으로 발행부수가 크게 떨어진 미국의 신문들이 새로운 섹션과 무가지 발행, 인테넷신문 강화, 무료 커뮤니티 신문 발행, 지하철 무료신문 배포 등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경우 지난 5년 사이 발행부수가 78만부에서 71만부로 줄어드는 등 일간신문의 발행부수는 1987년 이후 계속 하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요판도 90년 이후 떨어지고 있다. 부수의 하락과 함께 여기에 연동돼 매겨지는 광고액의 감소는 신문의 경영을 악화시켰고, 사설이나 심층보도, 특파원 등의 축소로 신문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됐다.

신문이 고전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생활패턴이 바뀌면서부터로, 워싱턴의 석간 〈스타〉가 81년 폐간되는 등 석간신문의 붕괴가 시작됐고, 80년대에 떠오른 케이블 뉴스는 신문을 외면하도록 부추겼다. 워싱턴의 〈이그재미너〉 등 무료 일간지와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수많은 뉴스를 볼 수 있는 ‘구글’과 ‘야후’등의 인터넷 정보는 젊은 층과 시간에 쪼들리는 독자들을 빼앗아 갔다.

이에 따라 신문들은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 여론조사를 벌이는 등 본격적인 활로 모색에 나섰다.

〈뉴욕타임스〉 〈마이애미 헤럴드〉 〈휴스턴 크로니클〉 등은 자사 웹사이트 운영 외에 시간 여유가 없는 독자들을 위해 전자우편으로 주요기사 제목과 요약을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통해 보내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통근자들에게 요약된 뉴스와 연예뉴스, 동네뉴스 등을 주로 실은 무료 타블로이드판 신문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인터넷 신문 독자를 늘리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온라인 잡지 〈슬레이트〉를 매입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 신문은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시민들이 왜 그러는지 이유를 조사하는 등 독자 확대를 위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의 모기업이기도 한 〈뉴욕타임스〉는 최근 뉴잉글랜드에서 배포되는 무료신문 〈메트로 보스턴〉의 지분 49%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오클라호마주의 〈쇼니 뉴스 스타〉는 여성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1년에 열차례 오클라호마 여성에 관한 특집판을 발행하고 있다. 〈샌프랜시스코 크로니클〉은 몇년 전부터 잉크신문보다 인터넷 투자에 더 힘을 기울여 신문 판매량은 줄었으나 월간 웹사이트 방문자 수가 500만이 넘는 등 성공적인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004년 1~9월 4억3300달러의 광고수입을 올렸으나, 인터넷신문은 4500만달러에 그치는 등 아직 격차가 크지만 인터넷 부문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는 1년 전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투자회사 모건 스탠리의 조사에 따르면 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인터넷 구인광고는 400% 증가한 반면 신문은 4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 관계자는 이런 신문시장의 변화는 인터넷 매체가 광고를 본 사람들의 숫자가 바로 나오는 등 종이신문에 비해 효과를 측정하기 쉽고, 일요판 신문의 경우 3㎏이나 되는 종이신문에 비해 훨씬 가볍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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