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심상찮은 호남민심 ‘착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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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열린우리당, 심상찮은 호남민심 ‘착찹’

   일련 선거서 묘한 기류 '긴장' / 새만금 중단 등 소외론 팽배 / 4월 재ㆍ보선 위기감 돌아
   '약발’ 다됐나  
 
여권에서 호남 민심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처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인들이 현 정권에 다시 등을 돌릴 조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영·호남 대결구도의 선거들= 공교롭게도 일련의 ‘선거’에서 여권 내부의 영·호남 세력들이 대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 호남지역 출신 의원의 상당수가 호남쪽이 밀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한체육회장과 대한건설협회장 선거가 꼽힌다. 둘 다 청와대나 정부와 직접 관련된 자리는 아니지만 해당 분야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려 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이연택 현 회장과 김정길 대한태권도협회장이 맞서 있는데 이 회장은 전북,김 회장은 부산 출신이다. 이 회장은 김원기 국회의장과 전주고 동기로 각별한 사이이고,김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분류된다. 때마침 이 회장은 토지 헐값 매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전남 함평·영광) 의원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정치권 일각이 체육회장 선거에 거의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검찰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2일 치러질 대한건설협회장 선거도 기류가 묘하다. 마형렬 회장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호남 출신이다. 그가 연임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부산지역 중견건설업체인 ㈜반도 권홍사 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역시 영·호남 구도인 셈이다. 권 회장은 여권의 부산 인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당 전남 출신 한 의원은 18일 “호남에서 (건설협회장) 4년을 했으니,이제는 영남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인 것 같다”고 말했고,신중식(전남 고흥-보성) 의원도 “영남과 호남의 대결 구도로 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같은 당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여권 내부에) 영·호남 갈등은 없다”고 부인했다.

◇호남 민심, “지지율 반등세를 꺾을 수 있다”= 신중식 의원은 “새만금 공사 중단과 광양만 개발 등 호남개발 정책의 지지부진,이해찬 총리의 호남고속철 조기완공 불가 발언 등으로 호남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지난 14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초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하루에) 22만명이 탈 것으로 예상했으나,현재 7만명이 타고 있어 연간적자가 수천억원에 달한다. 호남고속철도도 생기면 적자는 국민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며 조기 완공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 지역 민주당 관계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우리당 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은 “호남고속철 조기 착공을 위해 용역을 준 상황에서 신중치 못한 발언이었다”고 지적한 뒤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수도권 재선 의원도 “최근 호남 민심은 우리가 만든 대통령인데 너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호남 민심이 등을 돌릴 경우 4월 재·보선 등에서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4월초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본격적인 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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