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 파리 조폭에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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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형욱, 파리 조폭에 살해됐다

월간조선 3월호 특종 보도…김재규가 ‘유학생 위장 요원’ 통해 청부
 

▲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1977년 6월 미국 하원의 국제관계위원회에 출석, 박정희 유신체제를 비난하는 증언을 하고 있다.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프랑스 유학생으로 위장한 중정 요원에 의해 파리로 유인됐으며, 1979년 10월7일경 파리에서 현지 조직 폭력배에 의해 살해됐다. 김형욱의 사체는 현지 조폭이 처리했으며, 유학생으로 위장한 중정 요원이 김형욱 살해 사체처리를 확인하고나서 돈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내용은 18일부터 발매에 들어간 월간조선(月刊朝鮮) 3월호에 의해 밝혀졌다. 특히 월간조선은 복수의 중정 고위간부 출신인사, 김형욱 회고록을 대필한 김경재(金景梓) 전 민주당 의원 등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복수의 당시 중정 관계자들이 파리 현장의 공작 책임자로 지목한 「유학생 위장 중정 요원」을 만났으나, 그는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월간조선은 미국 뉴저지에 머물고 있는 김형욱을 파리로 유인하는데는 한 여성 연예인이 동원됐고, 파리로 온 김형욱을 안내해준 「유학생 위장 중정 요원」이 파리의 조직폭력배들에게 김형욱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김경재 전 의원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김형욱씨가 실종 직전 한 연예인이 자신에게 보내준 「러브 레터」성 편지를 보여주었다』며 『김형욱은 한국 출신 연예인을 만나 즐기기 위해 파리로 갔다』고 말했다.

복수의 중정 간부출신 인사들은 『유학생으로 위장한 중정 요원은 김형욱 유인 살해 이틀 뒤에 파리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왔고, 당시 프랑스의 정보기관들이 의혹만 가졌을 뿐 적극적으로 수사를 할 수 없었다』며 『김대중 납치사건의 실패를 교훈삼아 김형욱을 살해 제거하는 작업에 중정이 직접 개입하지 않았고, 현지 조폭을 활용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당시 중정 해외담당 차장이었던 윤일균씨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1978년 11월말쯤 내가 직접 뉴저지의 김형욱씨 집을 찾아가서, 3일간 담판한 끝에 50만달러를 주고 그가 쓰고 있던 「김형욱 회고록」 원고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윤 전 차장은 『김형욱이 약속을 깨고 1979년 4월 일본에서 회고록을 출간하면서, 회고록 발간 저지 공작은 끝이 났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전 차장의 이같은 증언은 「중정이 김형욱에게 150만달러를 주고 회고록 발간을 중단시켰고, 김형욱이 미수금 100만달러를 받기 위해 파리로 왔다」는 그간의 관측을 정면 부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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