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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를 생각하며…

기사입력 2006.08.2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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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나라 전체가 그 놈의 '바다 이야기'로 떠들썩합니다.

    대통령의 조카와 정권의 실세가 연일 들먹여지고 청와대와 대통령이 나서서 조카의 의혹해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헤밍웨이의 현대판 '조카와 바다'라고 할까요.

    광주출신 정동채 전 문광부장관도 요즘 죽을 지경인가 봅니다. '도박 공화국'이란 불명예를 언제까지 신물나도록 접해야 하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번 '바다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아는 헤밍웨이가 만년에 써서 퓰리처상과 살아있는 문인으로서는 최고의 영광인 노벨문학상까지 안겨준 '노인과 바다'와 닮지 않았으면서도 일면 닮아 있는 듯 싶습니다.

    낚시에 걸린 물고기를 잡기 위해 최선의 모습을 다하는 노인의 모습을 그린 '노인과 바다'와, 아직은 검찰의 조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도박에 걸린 돈을 쓸어 담기위해 최선을 다했던 개념없는 대통령조카 노 모씨.

    그리고 정책당국과 정신나간 정치인들이 주연으로 포진한 '조카와 바다'가 닮은꼴로 비춰집니다. 헤밍웨이가 울고 갈 지경입니다.

    어쩌면 이번 바다이야기는 도박을 떠나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인 비양심과 고질적인 비리의 거대한 해일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성 싶습니다.

    갈수록 가관입니다. 전국 성인오락실 업주들이 "못믿을 정부에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며 지금까지 우리 돈을 뜯어간 공무원 10명씩을 안고 자폭해 버리자"며 반발하고 있답니다.

    엉망진창입니다. 나라가 제대로 부패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이제껏 수수방관하고 있다가 문제가 커져야만 야단법석인 현실도 정말 안타깝기만 합니다.

    어쨌든 도박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비리의 악순환일 것이며 동시에 공직사회의 변하지 않는 양심의 몰락과 추락입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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