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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현 '프라이드' 진출 확정

기사입력 2006.08.0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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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서 기자회견

    프로 씨름계를 평정했던 이태현이 종합격투기 프라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프라이드 측은 7일 이태현과 계약을 마무리 짓고 8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이태현의 프라이드 진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993년 민속씨름에 데뷔해 천하장사 3차례, 백두장사 18차레 등 지난 13년동안 모래판의 황제로 군림해왔던 이태현은 이로써 씨름에서 종합격투가로 변신하게 됐다.

    대학 강단에 서고 싶다며 씨름 은퇴를 선언했던 이태현은 그러나 프라이드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주위의 반대가 심해지자 이에 부담을 느껴 그동안 잠적했지만 8일 공식 기자회견을 가짐으로써 프라이드 진출이 단순한 소문이 아닌 사실이 됐다.

    특히 프라이드 측으로서는 K-1에 진출해 불과 10경기만에 특급 스타로 올라선 최홍만에 대적할 만한 한국의 특급 씨름 스타를 링에 세움으로써 한국 시장에서도 K-1과 대적할 수 있는 카드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프라이드는 윤동식을 영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해 재미를 보지 못했고 그나마 '푸른 눈의 슈퍼 코리안' 데니스 강의 선전으로 한국 격투기팬들에게 어필해왔다.

    한편 지난 7월 이태현에 대한 계약을 해지해줬던 현대 씨름단이 대학 강단에 서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프라이드로 진출하는만큼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이 예상된다.

    이태현 “세계챔프 꼭 되겠다”

    “씨름을 저버린 것이 아닙니다. 씨름이 있기에 이태현이 있었습니다. 씨름인의 자부심을 가지고 씨름으로 키워진 제 기량을 세계 무대에서 시험해보고자 합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30)이 7일 충북 제천체육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씨름 은퇴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프라이드 진출과 관련해 온갖 소문이 나도는 상황이라 마음고생이 심했으나, 그래도 팬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에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그의 은퇴식은 열리지 못했다. 전 소속팀 현대삼호씨름단이 유보해달라고 했기 때문. 그는 씁쓸하게 돌아가야 했다.

    “솔직히 격투기엔 관심이 없었습니다. 평생 꿈은 강단에서 후배를 키우는 거였죠. 지금도 변함은 없어요.”지난달 초 교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소속팀에 양해를 구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박사학위까지 있는 그는 사실 올 초 모 대학 교수 채용공고에 응시했다가 낙방했다. 그래도 꿈을 접지 않고 이곳저곳 자리를 알아보고 있을 때 프라이드에서 적극 구애가 들어왔다.

    “갑자기 마음이 달아오르더라고요. 모래판에서는 이룰 만큼 이루고 빛낼 만큼 빛냈습니다. 많은 팬들이 열광하는 무대에서 씨름이, 제가 어느 수준인지 가늠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몇 차례 이야기가 오갔을 뿐, 어떤 결정도 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지난달 말 언론 보도가 터져나왔다. 스승 김칠규 감독과 미처 상의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치 프라이드에 가기 위해 은퇴한 모양새가 됐던 것.

    “너무 당황스럽고, 정신이 없었죠. 필리핀에서 돌아온 뒤 마음을 정리하려고 동해안 일주를 떠났는데 어느 신문에는 벌써 일본에서 훈련중이라고 보도됐더라고요. 정말 답답했죠.”

    결심이 굳어지자 그는 부모님에게 먼저 말씀을 드렸다. 프라이드가 무엇인지 모르던 어머니가 우연히 TV를 보더니 눈물을 흘리더라며 이태현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적지 않은 나이인데 스스로도 프라이드에서 통할 것이라고 느꼈을까.“솔직히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실 자신도 궁금해서 몇몇 선수들과 타격이 없는 상태로 스파링을 했는데 크게 부담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타격기술도 없고, 그라운드 기술도 미숙해 힘든 점이 많겠죠. 우선 1라운드 10분을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몸이 만들어지는 상황을 살펴보며 구체적인 경기 일정이 잡힐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교수의) 꿈도, 씨름도 버리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언제까지 프라이드에 설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강단에 선다는 계획이다.“표도르가 러시아의 삼보를 알렸고, 노게이라가 브라질 주짓수의 이름을 떨쳤던 것처럼 저도 한국의 씨름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라면서 “이왕 나갈 바에는 세계 챔피언이 되겠습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눈을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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