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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남긴 교훈"

기사입력 2006.06.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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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전사들의 2회 연속 16강 진출은 좌절됐으나 남긴 교훈은 많습니다. 일단은 하나됨을 남겼습니다, 게다가 늘상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붉은 색이 어느덧 가장 친근한 색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공산주의와 북한을 상징했던 붉은 색이 온통 거리를 뒤덮으며 대~한민국을 연호했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붉은 악마들과 함께 했으니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습니다.

    미국의 일류 대학들은 일반적으로 네 가지 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합니다. 인성, 학업성적, 교과과정 외 활동(학생회·봉사·예술 등), 그리고 스포츠 활동이랍니다. 흥미로운 것은 스포츠를 잘 하는 학생은 학업성적만이 우수한 학생보다 이른바 일류 대학의 입학 허가를 받을 확률이 배 이상 높다는 사실이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스포츠에 열심인 학생은 사회에서 ‘슈퍼스타’로 성장할 확률이 학업성적만 우수한 학생보다 월등히 높다라는 것입니다.

    스포츠는 세 가지 자질을 길러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첫째는 당면한 과제에 대한 결단입니다. 승부로 결론 내는 스포츠는 장난 삼아 덤벼들기보다는 확고한 목표와 실천 의지를 늘 요구하기 때문에 매사에 그런 승부욕을 심어준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팀워크를 통한 리더십입니다. 스포츠는 혼자서 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감독과 코치, 트레이너 그리고 다수의 선수가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할 때 승리를 거머쥐게 됩니다. 그래서 상호협력과 리더십, 겸손한 동료애가 얼마나 긴요한지를 늘 일깨워줍니다.

    마지막으로 관객의 갈채와 결집을 이끌어내는 엑설런스입니다. 탁월한 모습을 보일 때 제3자들의 집단적인 환호와 갈채가 쏟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온 몸을 던져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을 터득하게 됩니다.

    우리가 직접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스포츠의 세 가지 덕목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셈입니다. 그러나 한국팀이 출전했던 최근 11일동안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온 국민이 하나됨을 느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기느냐 지느냐의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면은 늘 인간의 관심을 끌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국면에서는 어느 쪽에 기울든 자기 팀에 대해서는 깊은 애착을, 그리고 상대팀에 대해서는 격렬한 적개심을 불러오는 것 또한 자연스런 이치입니다. 선거 국면이 바로 그런 상황이 아니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선거가 끝난 뒤 승자가 통합을 외치건만 실질적으로는 상처 깊은 분열이 더 확산되는 느낍입니다.

    그러나 ‘국내’의 경쟁에 초점을 둔 선거와 달리 월드컵과 같은 ‘국가간’의 경쟁에서는 나라 안의 통합을 이끌어내는 데 매우 효과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거리로, 축구장으로, 광장으로 모여들어 ‘대~한민국’을 외쳤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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