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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월드컵 에너지’를 국가발전 동력으로

기사입력 2006.06.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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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졌지만 잘 싸웠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하노버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조별 리그 G조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에 0 대 2로 져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투혼을 불살라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서 대표팀은 물론 국민 누구도 16강 실패에 주눅들거나 좌절할 일은 결코 아니다. 세계 각지의 교민을 포함한 한국인 모두 붉은악마 응원단이 돼 ‘대 ~ 한민국’을 외치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만 해도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2002년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얻은 월드컵의 소중한 경험과 한국인 스스로 확인한 폭발적인 에너지를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살려가야 할 때다. 그 ‘월드컵 에너지’야말로 사회 통합과 국가 경쟁력 제고의 원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기량과 투지를 보인 한국 축구대표팀도 박수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52년 만의 ‘월드컵 해외원정 첫 승리’와 축구 강호 프랑스와의 무승부 등 원정대회 사상 최고의 성적은 한국 축구사에 기록될 만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소득이 아닐 수 없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그 신화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체계적 준비를 다시 시작하면, 4년 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그 신화 재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국가 대항전뿐만 아니라 평소 국내 프로축구 등에도 관심과 애정을 쏟는 시민이 늘어나야 함은 물론이다.

    4년 전에 이어 다시 확인한 ‘하나되는 대한민국’의 경험 또한 귀중한 자산으로 남았다. 그 ‘붉은 함성’이 세계에 각인시킨 대한민국의 브랜드는 이제 축구를 넘어 다른 분야로도 이어가야 한다. 특히 국가 지도자와 정책 당국자들은 2분법으로 접근하는 정책을 일삼아 사회 갈등을 초래하고, 나아가 갈수록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하는 행태를 자성하는 계기로도 삼아야 할 것이다. 국민 잠재력은 적절한 계기를 만나면 엄청난 역량으로 분출돼 사회 발전의 큰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을 것이다.

    국가 지도자와 정책 당국자 등은 이제 그 국민 잠재력을 분산시키지 않고 통합해내는 일이 자신들의 몫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끝나지 않은 신화’를 월드컵 축구에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쟁력 신화로도 되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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