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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호, 왜 포백인가

기사입력 2006.02.2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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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전훈을 통해 한국에 가장 적합한 포메이션을 찾겠다고 했던 아드보카트 감독이 포백시스템으로 마음을 굳힌 이유는 무엇일까.

    ▲포백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

    지난 해 10월 24일 유럽으로 떠나기전 아드보카트 감독은 "3-4-3이든 4-4-2든 궁극적으로 어떤 시스템이 우리를 발전 시킬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밝힌 뒤 11월 4일 귀국 인터뷰에서는 "스리백이냐, 포백이냐는 의미가 없다. 어느 지역에서든 우리 팀이 숫적인 우위를 잡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의 자질과 역량에 맞는 시스템이 결국 가장 의미가 있다는 뜻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스리백을 운용한 것은 부임후 가진 첫 경기였던 이란과의 평가전부터 지난 1월 18일 UAE전까지 네차례. 한국선수들에게 익숙하다는게 이유였다. 전적은 괜찮았다. 이란(2-0승) 스웨덴(2-2무승부) 세르비아-몬테네그로(2-0승) 등 강호들을 상대로 2승1무를 기록, 일단 한국선수들의 스리백 운용 능력을 확인한 뒤 UAE에 0-1로 패하자 포백으로 돌렸다.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두차례나 맡았던 아드보카트 감독이나 그를 보좌하는 핌 베어벡 코치는 기본적으로 포백에 대한 신뢰가있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스리백 시스템은 상대 전술에 따른 변화가 필요한 것이며 보다 수비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다. 스리백은 상대가 투톱으로 나올 때는 3명의 수비가 막을 수 있지만 상대가 원톱일때 문제가 발생한다는 인식이다. 반면 포백은 상대가 투톱이건 원톱이건 상황대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유럽 국가들이 포백을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쌓여가는 한국 수비라인에 대한 믿음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양한 중앙수비라인을 조합하는 실험을 해 왔다. 중앙수비 한축은 최진철이 맡고 있었지만 그의 파트너로 김진규, 김상식, 김영철, 유경렬 등을 내세워 가장 효과적인 조합을 찾았다. 그동안 덴마크, 코스타리카전에서 처럼 상대의 긴패스 한방에 포백 라인이 어이없이 무너지거나, 커버플레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수차례 노출됐으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뚝심있게 포백을 밀고 나갔다. 선수들이 힘들어 하면서도 차츰 포백시스템을 이해하고 효율적인 수비를 펼치는,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모든 실점 상황이 포백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 만은 아니었기에 `포백 OK`사인을 내기에 이르렀다.

    ▲주목해야 할 더블 볼란테

    포백이 정착하는 과정에 주목해야 할 점은 지난 2월 4일 미국과의 비공식 경기부터 가동한 더블볼란테 체제. 더블볼란테는 포백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포백에서는 전체적인 지역을 좁게하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아갈때 즉각적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중앙에 4명의 선수가 블록을 형성, 강력한 수비망을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중앙 수비수 2명과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이 사각형 형태로 구역을 형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진공청소기 김남일과 신예 이호의 더블볼란테 체제가 위력을 보였다. 둘다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상대 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수비력과 함께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 한방에 득점 찬스를 만들어 주는 킬패스를 할 수 있는 능력까지 보여줬기 때문이다. 포백 라인을 가동하기에 딱 맞는 커플인 셈. 멕시코에서 돋보인 강한 압박을 통한 경기 지배는 이들의 역할이 바탕이 됐다. 이천수는 "수비형 미드필더 두명을 세우는 것은 지금보다 헐씬 어려울 본선 대비용인 것 같다"고 했고 김두현도 "더블볼란테가 든든하게 받쳐 주기 때문에 공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박지성 활용과도 연결

    더블볼란테 가동은 한국 공격의 핵 박지성 활용과도 연결된다. 지난해 11월 12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에 박지성을 3-4-3 시스템의 중앙 공격형 MF로 실험한 뒤 아드보카트 감독은 "미드필드에서 수비나 활동량에 대한 부담이 많아 박지성의 공격력을 살리는게 힘들었다"며 "박지성을 미드필더로 쓰는 것은 문제는 없지만 경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그 뒤에 2명의 미드필드를 받쳐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요즘 한창 물이 오른 이천수 등 윙포워드 자원이 풍부한 상황에서 한국의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선 박지성의 적절한 활용은 더없이 중요하다. 김남일-이호와 같은 더블볼란테라면 박지성의 공격형 MF 기용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포백 또한 박지성 활용을 내다보고 더블볼란테와 함께 이어지는 연결고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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